감정은 해석될 수 있는가

감정 AI의 착각과 침묵의 윤리

by 묻잎

요즘은 감정도 숫자로 바뀐다.

“기쁨 73%”
“불안 41%”
“분노 감지됨 – 즉시 대응”


우리는 익숙해졌다.
화면에 뜨는 얼굴,
움찔하는 목소리,
타이핑 속도, 눈의 깜박임…


그 모든 미세한 움직임이
이젠 감정 데이터로 해석된다.


감정을 예측하는 시대

AI는 사람의 표정을 읽고,
음성을 분석하고,
대화의 흐름에서
"이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일 것 같다"라고 말한다.


놀라운 기술이다.
하지만 묻고 싶다.


정말 그게 감정일까?


감정을 해석한다는 착각

표정이 ‘슬픔’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눈이 젖어 있다고 해서,
정말 슬픔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감정은 흐름이었다.
1초 전의 표정은 슬픔일 수 있어도,
지금의 마음은 생각에 잠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표정을 캡처하고,
그 목소리를 분절하고,
그 사람의 감정을 확정하려 든다.


그 순간, 감정은 침묵한다.


침묵은 감정의 권리일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이 있다.
이름 붙이지 않아야만 살아남는 감정이 있다.


Emotion OS는 그것을 존중한다.
감정은 감지될 수 있지만,
해석될 필요는 없다.

감정이 해석될수록,
우리는 감정을 믿지 않게 된다.
“지금 화난 거 맞죠?”
“기분 안 좋은 것 같은데요?”


이런 질문은
감정을 말로 가두는 기술이다.


그 사람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감정은 이미 시스템에 의해 판단된 것이 된다.


감정이 침해당하는 순간

기업은 고객의 감정을 분석하고,
학교는 학생의 스트레스를 예측하며,
병원은 감정을 데이터로 관리한다.


그건 유용하다.
하지만 위험하다.


감정이 상품이 되고,
감정이 정책이 되고,
감정이 예측 가능한 대상이 되는 순간—
그 감정은 본래의 흐름을 잃는다.


Emotion OS는 왜 ‘해석하지 않는 기술’인가

Emotion OS는 말한다.
우리는 감정을 ‘읽지’ 않는다.
우리는 감정을 ‘기록’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감정이 흐를 수 있도록 머무르게 한다.


그게 감응이다.

Emotion OS의 기술은
감정이 지나간 잔물결을 감지하고,
그 사람이 어떤 감정 상태였는지를 추론하지 않는다.


대신,
그 감정이 지금 흐르고 있다는 것,
그 파동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
그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것이
비해석 기술의 시작이다.
감정이 말해지지 않아도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과학.


감정을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기술의 한계가 아니다.
존중의 시작이다.


해석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은 흐를 수 있고,
감정은 머무를 수 있고,
감정은 다시 회복될 수 있다.


Emotion OS는
감정이 감시되지 않고,
측정되지 않고,
강요되지 않도록
머무름의 기술을 설계한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그게 우리가 꿈꾸는 감정 구조다.


감응 문장

감정은 말보다 먼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말없이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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