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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스튜

아빠가 좋아하는

인터넷으로 유행하던 토마토 요리 레시피가 있었다.

유명 배우가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으로 즐겨먹었다고 하는 음식이다.

요리의 재료는 토마토, 양파, 소고기 단 세 가지의 재료로 만들어진다.

양파를 달달 볶은 후 토마토를 넣어 볶는다 물은 전혀 넣지 않고 소고기를 넣은 후 함께 푹 끓여주면 끝이다.

아주 심플한 레시피의 이 음식은 소고기와 함께 충분히 끓여주고 나면 토마토와 양파에서 나온 수분으로

야채 수프 또는 토마토 스튜의 비주얼이 된다.

야채는 사실 브로콜리, 감자, 당근 등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를 더 넣어도 좋다.

이 레시피는 생각만 해도 몸에 좋은 영양소를 듬뿍 담고 있을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가?

맞다. 이 음식은 좋은 영양소가 많은 음식이다. 

먼저 토마토는 열에 익혀 먹을 때 영양소를 더 흡수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토마토를 이용한 음식이 많고 특히 토마토를 익혀먹는 요리도 많다.

이런 토마토 스튜는 외국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먹었던 맛과 흡사하다.

비주얼은 생소하지만 소금과 후추를 넣은 이 스튜의 맛은 기가 막히다.

미국에서 먹었던 야채수프 맛이 난다.

가끔씩 씹히는 소고기의 쫄깃함은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이 수프의 질감에 씹는 재미와

풍미를 더해준다. 

토마토가 흔하게 나오는 계절이 되면 나는 이 음식을 종 종 해 먹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엄마 아빠 생각이 나는 것은 왜일까?

두 번째인가 세 번째인가 이 음식을 해 먹으며 생각했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

재료를 챙겨가서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토마토 한 박스를 사들고 엄마 아빠가 계신 친정집으로 갔다.

보통 나이가 드신 어른들은 집에서 만드는 음식의 요리법이나 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한다거나 새로운 재료를 사용한다거나 그렇게 하지는 못하시는 것 같다.

그저 늘 먹던 음식, 해오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드신다.

젊을 때처럼 식욕이 왕성하지도 않고 음식에 대한 입맛이 예민하지도 않다고 말하신다.

그저 시간이 되면 배고프지 않기 위해 드신다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맛있는 음식도 없고 그렇게 맛없는 음식도 없다고 하신다.


나는 손이 큰 편이다. 시간이 많을 때는 음식을 많이 해서 이웃과 나눠먹기도 한다.

나는 이번에도 손 크게 만들 작정이다.

토마토와 양파와 고기를 양껏 넣었다.

엄마 아빠가 건강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재료를 듬뿍 넣었다.

이 음식은 단백질과 야채의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서 몸에 좋다.

처음 드시는 부모님을 위해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

다 만들어 한 그릇씩  떠드렸더니 맛있다고 잘 드신다.

내가 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엄마 아빠가 생각이 났는데

이제 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매일 곁에서 맛난 음식 해드리고 같이 먹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부모님이 내가 사는 집 근처에서 사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엄마 아빠 생각이 난다.


레시피를 알려드리고 온 얼마 후 엄마 집에 갔다. 우연히 토마토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빠가 토마토 스튜 먹고 싶다고 엄마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벌써 몇 번을 해 드셨다고 말씀하시는데

기분이 좋기도 하고 레시피를 알려드렸다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고

아빠가 해달라고 하셨다는 말을 들으니 짠하기도 했다.

더 자주  더 좋은 음식을 해드리고 싶다.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보는 것은 점점 더 마음 아픈 일이 되어가고 있다.

부모님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면 눈물이 흐른다.

삶 속에서 우린 서로 언제 이별할지 알 수 없기에 

가장 좋은 시간들로 촘촘히 채워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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