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공감 능력에 대하여 젊은 세대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머서(Mercer)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동인구가 한국이 2019년 기준으로 9%이지만 2029년에는 14%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된다는 통계예측 자료가 있다. 젊은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관리자들은 점점 더 신경을 쓰고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기업 현장에서는 스킬이나 지식보다 인성(人性)을 최우선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인성의 여러 요인을 파악하는 면접 중에 공감할 수 있는 성향을 지닌 후보자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이슈나 관심사를 비즈니스 필요성과 연계해서 일한다는 것은 아니며,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행동을 의미한다. 그러면 어떻게 공감 능력을 개발할 수 있을까? 코칭에서는 적극적 경청과 라포(Rapport) 형성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기본은 신뢰 관계가 구축되어 있는지가 결국 더 중요하다.
또 하나 공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잘하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직원뿐만 아니다. 기업의 최고경영진도 구성원들이 인정해 주면 기분 좋아하고, 유명인도 인터뷰를 하고 난 후 자신의 인터뷰가 괜찮았는가?라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미 유명 인사가 된 사람들도 여전히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인정에 목말라 있을까? 마크 로빈스(Mark Robins)는 동료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인정은 진정으로 경청해 주는 일이며, 동료가 가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줄 것을 조언한다.
서구사람들은 사실에 관해 이야기를 주로 하는 한편, 한국 관리자들은 사실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사람에 대해 비판하게 된다. 그 결과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게 된다. 즉,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인간관계만 나빠지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아침에 가끔 지각하는 부하 직원을 코치하려고 상사가 면담할 때이다. 지각하는 행동에 대한 연유를 묻고 그 행동이 개인과 부서, 더 나가 조직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여, 그 행동을 고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데 지각하기 때문에 인간성이 나쁘다고 비약한다. 이런 경우 상사의 코칭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사 간의 협상도 “의사소통이 안 된다. 대화가 안 된다.”라고 느낄 때 가장 답답하고 비능률적으로 된다. 이해의 폭이 현저히 다를 때 이런 현상이 생기며, 또한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가 없을 때 어떤 이야기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말의 진의가 왜곡되고 인간관계가 훨씬 복잡하고 힘들어진다. 신뢰의 기본은 상대방을 존중해 주고 인정해 줄 때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의 경영진들이 자신의 업무 목표를 부하 직원에게 먼저 공유하는 것은 목표설정 프로세스의 시작점이다. 자신의 직속 상사의 업무 목표를 정확히 알고 이해하며, 그 성취를 위해 나의 업무 목표가 같이 조율될 때 진정한 의미의 함께 가는 문화가 정착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은 자신의 직속 임원의 올해 목표가 무엇이며 성과지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결국 한 방향으로 매진하지 못하게 된다. 분명히 목표와 성과지표가 있지만, 하부로까지 잘 의사소통이 되지 않음으로써 서로 따로국밥처럼 되는 것이다.
이럴 때 하는 방법으로 조율 미팅(Alignment Meeting)을 권장한다. 스스로가 판단하는 관점과 이해관계자가 판단하는 관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를 조율해 나가는 것은 꼭 필요하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오해와 불협화음은 사전에 조율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낭비일까? 커뮤니케이션이 안 돼 어려움을 겪었거나 문제가 되는 일들은 조직 내에서 종종 발생한다. 특히 상하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서 부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일도 생긴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정리 안 되어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그것만은 분명하다. 리더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사전에 이야기할 요점(talking points)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본인의 생각도 논리적으로 점검이 되니 도움이 되고, 리더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의사소통에 보내는 시간이나 방식이 글로벌 기업과 국내기업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문화적인 속성도 같이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말단 직원과 이야기하는 것을 자유롭게 생각한다. 국내기업의 현실은 어떤가? 설사 최고경영진이 말단 사원에게 다가가더라도 사원이 쉽게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사소통이란 내가 말을 했을 때 나에게 피해가 올지도 모른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게 된다. 평소에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조직풍토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상당히 어색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이다.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느 글로벌 기업의 본사 회장이 한국에 모처럼 방문해서 직원들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항상 끝에 질의응답 시간을 갖게 되는데, 직원들이 질문을 안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미리 질문자와 질문내용을 정해 두는 연출을 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는 교육환경에서부터 질문하면 조직 내에서 이익을 보는 것보다 불이익을 당하게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란 부하직원들에게 좋은 질문을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게 하는 사람”이라고 그 최고경영자가 강조했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