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손님이 없어서 빵을 굽습니다

흘러내리는 딸기 요거트 무스 케이크

by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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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플레인 요거트 95g, 요거트 파우더 5g, 설탕 25g, 레몬즙 1/2ts,판젤라틴 5g, 휘핑한 생크림 75g, 스펀지케이크 시트, 딸기 퓨레 적당량







레시피




1. 젤라틴을 차가운 물에 넣고 불린다.




2. 볼에 플레인 요거트, 요거트 파우더, 설탕, 레몬즙을 넣고 섞는다.




3. 녹인 젤라틴을 넣고 섞는다.




4. 휘핑한 생크림을 넣고 섞는다.




5. 딸기 퓨레를 넣고 섞는다.




6. 무스 틀에 스펀지 케이크를 깔고 섞은 재료들을 붓고, 평평하게한 뒤 냉장실에서 2시간 정도 굳힌다.




7. 잘 굳으면 무스 틀을 빼고 생딸기와 휘핑한 생크림을 올려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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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언니가 카페에 출근하는 날이고 저는 쉬는 날입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계속 만들고 싶었던 생크림 스콘을 만들기 위해 카페에 나왔습니다. 생크림 스콘을 굽기 위해서는전 날에 미리 반죽을 만들어 숙성해야 합니다. 오후에 요가원에 가기 전에 반죽을 만들어 놓으려고 박력분을사서 카페에 왔습니다. 레시피를 확인하며 재료를 챙기는데,


이럴수가!


바보처럼 베이킹 파우더를 집에 놓고 온 것입니다.



다시 집에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결국 생크림 스콘은 다음에도전하기로 하고 다른 레시피를 찾아봤습니다. 유튜브와 베이킹 카페를 열심히 뒤적이다 딸기 요거트 무스케이크 레시피를 발견했습니다. 저번에 사둔 요거트와 판젤라틴이 있고,카페에서 여름 시즌 음료를 만들다 남은 딸기 퓨레가 있으니 재료는 어느정도 갖추고 있습니다. 무스틀과 스폰지 케이크 시트가 없지만, 무스 틀은 플라스틱 컵을 대충 잘라서 만들고 케이크 시트는 시중에서파는 카스테라를 잘라서 쓰기로 했습니다.



판 젤라틴을 처음 써봤는데 잘 녹는 건지 몰라서 당황했습니다. 설명서대로찬 물에 담가 놓았는데, 사용하려고 보니다른 재료들과 잘 섞이지 않았습니다(나중에 알고보니 젤라틴 5g은 25ml정도의찬물에 10분 이상 불려 놓았다가, 전자레인지에 10초정도 데워서 완전히 녹여 사용하면 알맞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스가굳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젤라틴을 더 꺼냈습니다. 이번에는 젤라틴을 뜨거운 물에 담가봤는데, 끈적끈적한 실처럼 늘어나서 못쓰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추가하지않기로 했습니다.



이 다음은 무스 틀이 문제였습니다. 무스 틀이 없어서 카페에서쓰는 테이크 아웃 플라스틱 컵의 밑 둥을 가위로 잘라내고 남는 부분을 틀로 사용했는데, 카스테라 빵을틀에 끼워 넣고 위에 액체 무스를 붓자 빵과 틀 사이로 재료들이 줄줄 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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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실패입니다.


속상합니다.


어떻게 베이킹 파우더를 안 챙겨올 수 있는지,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그 와중에 옆에서 노트북으로 드라마를보던 언니가 "너 요즘 자꾸 실패한다. 마음이 급해서그래."라고 합니다. 사실 어제 버터 쿠키도 망쳤거든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뒷정리를 하는데 언니가 핀잔을 줍니다.


너 할 일 하면서 취미생활 즐겨. 컵 홀더에 그림 하나도 안 그려 놓았잖아. 맨날 내가 그리는 거 스트레스 받아.




저희 카페는 손님들에게 드리는 컵 홀더에 그림을 그려 놓습니다. 그걸 제가 퇴근하기 전에 안 그려 놓아서 언니가 출근하면 그리기 바쁘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림이 그려진 컵홀더가 충분해 보여서 안 한 건데, 언니는 꽉꽉 채워 놓지 않은 것이 거슬리나 봅니다. 매번 언니가 그림을 그리게 한 건 미안하지만, 제가 베이킹을 하느라할 일을 안 한다는 말이 서운했습니다. 그래서 언니한테 따지고 말았습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나는 컵 홀더에 그림만 안 그려 놓았을 뿐이지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어. 나도언니가 안 해 놓은 것들이 거슬릴 때가 있는데 말을 안 할 뿐이야. 언니는 식기를 깨끗하게 안 닦아!




아…

이 무슨 찌질한…



평소에는 아무 말 않다가 남이 나의 잘못을 말하면 방어하려고 남의 트집을 잡는 것만큼 찌질한 행위도 없습니다. 심지어 사실 평소에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던 것을 괜히 트집잡았습니다. 그냥 '여기가 좀 더럽네?'했을 뿐이지 언니가 느낀 것처럼 불편할 정도도아니었습니다. 그냥 할 일을 안 하고 취미생활만 즐긴다는 말이 서운하다고 정직하게 말했어야 했습니다.



언니의 뚱한 손인사를 받으며 카페에서 나오는 마음이 무너져 흘러내리는 저의 딸기 요거트 무스케이크 같습니다. 후회가 흘러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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