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자유로울 수 없지만 지배당하고 싶지 않은 것. 물론 여유를 부릴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편안과 편리를 느낀다. 불편은 싸다. 마음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돈이 경비로 생겼으니 유해진다. 정말 여유는 지갑에서 나오는 지도 모른다. 여유가 그렇게나 값싼 것이었던가. 여태 나는 필요와 불편의 상관관계를 조율하며 내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때때로 돈을 벌었다. [본문 - 47P]
뿌리가 없는 사람은 서럽다. 사회적으로 맞는 태도일 수 있다. 이력서에 여행을 적고 여기저기 짧게 일한 경력은 신뢰가 깎이기에 충분하다. (중략) 나는 꿈이 나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본문 - 66P]
한참 전에 탈출 했던 우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물 밖에서도 오래 일을 지속하다 보면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우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 나는 다시 우물 밖으로 훌쩍 나왔다. 돌이켜보면 나는 일반적이라고 생각되는 삶을 따르지 않은 것에 한 치의 후회도 없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나처럼 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오늘 당장 생을 마감 하더라도 기쁘게 따를 수 있는 삶을 찾아가고 싶다. [본문 - 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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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만 일을 하는 박하작가는 일명 '프리워커'의 삶을 살고 있다. 2년 일하고 2년 여행하며 사는,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이지만 모두의 로망인 삶을 실제로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다. 프리워커는 좋아하는 생활을 위해 일한다는 그는 세계 각지를 돌며 사진작가로, 민박 관리인으로, 햄버거집 종업원 등으로 짧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간다. 직업과 경력을 중시하는 국내에서 경험한 일은 직업의 귀천을 느끼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
퇴사 후 심심해서 해본 손글씨 쓰기 알바, 6개월 동안 AI 정보 입력하기. 내가 '프리워커'였던 시절 해봤던 일들이다. 박하 작가와 마찬가지로 직업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았고 돈을 목적으로 한 일이었다. 나를 항상 옥죄어 오던 '직업의식'에서 조금은 해방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직업의식이 중요한 사람이었고 돈과 직업과 삶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박하 작가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여행을 하기 위해 돈을 번다.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위해 돈을 번다. 당신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
한편 내 직업을 존중받지 못하는 곳에 입사한 적이 있다. 5키로가 빠졌고, 일주일 동안 5시간 잤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온몸이 고장난 것 같았다. 한 달 새 일어난 일이었다. 결국 나는 퇴사를 감행 했고 내가 삶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몸으로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리곤 다시는 잃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박하작가는 책을 통해 모두가 '프리워커'가 되라는 이야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직업은 귀천이 없고 존중받아야 마땅하고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당신의 삶의 가치를 찾아 그것을 하라는 용기의 메세지도 전해준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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