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가슴에 내려앉을
싸구려 애정이라도 괜찮으니
찰나의 눈길, 스치는 손길에도
갇힌 숨통이 트일 것 같아
이름 없는 우리 사이
친구와 연인의 경계,
흐릿한 그곳에서
홀로 타오르는 질투의 불씨
닿지 않는 마음에 이는
오해의 그림자
그렇게, 나 홀로 스러져가는 시간
기울어진 나의 모습 들킬까
날 선 시선이 닿을까 두려워
시선의 무게, 외면의 공백
어디에도 기댈 곳 없어 불안한 나
침묵이 맴도는
불편한 공기 속
투명한 그림자처럼
희미해지는 나의 존재
초라한 그림자를 지우고 싶어
그래서 더욱, 빛을 향해 발버둥 친다
익숙한 불편함을 떨치고
낯선 설렘을 좇아
지도에 없는 곳으로
나를 숨기듯 떠나고 싶다
기억될 만한 흔적을 남기고 싶어
나라는 존재를 새길 이유가
이 세상에 없기에
지금, 이 초라한 모습
숨 막히는 답답함 속에서 간절히 외친다,
제발, 나를, 사랑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