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선수와 초라한 비난

EP34: 뭘 하든 욕하는

by 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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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화려한 경기장에서 눈을 떴다. 수많은 관중이 모여든 가운데, 오늘의 주인공은 사바나에서 태어난 유명한 호랑이였다. 이 호랑이는 어릴 때부터 천재라는 칭호를 받으며 성장했고, 첫 경기 데뷔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호랑이의 등장과 함께 경기장이 떠들썩해졌다. 그날의 경기에서, 날카로운 감각과 압도적인 실력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 사소한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패스가 약간 어긋나자, 관중석에서 바로 반응이 터져 나왔다.


“겨우 이 정도였나?”
“천재라고? 신인 주제에 설레발 떨지 말라고 해!”
“데뷔전에서 실수나 하고 말이야. 그냥 과대평가됐던 거지!”


루나는 그런 반응을 들으며 의아했다. ‘이렇게 실력 있는 선수를 왜 이렇게 매몰차게 비난하는 거지?’ 그러나 사자는 이 모든 비난을 무시한 채 경기를 계속했다. 그 후에도 수차례 공격을 주도하며, 결국 경기를 이겼다. 하지만 경기장을 나서며 들리는 목소리는 칭찬보다는 비난이었다.


“우승했다고? 신인 주제에 운이 좋았던 거지.”
“다른 팀이 워낙 못해서 그나마 이긴 거야. 이런 우승은 인정 못해.”


루나는 경기 후를 호랑이 찾아가 그에게 물었다.


“경기에서 이겼는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너를 비난하는 걸까? 너는 분명 잘했는데.”


호랑이는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거야. 사람들은 언제나 말을 하지. 신인이 우승하면 그건 운이 좋았다고 하고, 조금만 실수를 하면 실력 없다면서 나무라고. 하지만 그게 그들의 일이고,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는 거지.”


루나는 그가 의연하게 반응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남들의 비난 속에서도 이렇게 자신을 잃지 않고 경기를 이어가는 게 쉽지 않겠지.’


시간이 흘러, 호랑이는 점점 더 많은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실력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수차례 우승을 거듭하며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중들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쌓아온 건 이제 의미 없어. 과거의 우승이 지금 무슨 상관이야?”

“요즘 신인 선수들한테 조금만 밀리면 그걸로 끝이지. 이제는 나이 먹어서 예전 같지 않네.”


이번에는 더 젊은 선수들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사자와 비교되기 시작했다. 그중 한 신예 선수는 ‘초신성’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관중들은 이제 신예 선수를 칭송하며 를 호랑이비난하기 시작했다.


“호랑이도 이제 끝났지. 초신성한테는 못 당해.”
“에이징 커브가 왔나 봐. 젊었을 때는 잘했어도 이제는 한계야.”


루나는 그들이 다시 호랑이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제는 그가 더 이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호랑이는 여전히 경기를 이어나갔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비록 과거처럼 압도적인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만의 노련함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관중들은 여전히 비난을 퍼부었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네. 상대방이 실수한 덕이지.”
“이제 그만할 때도 됐어. 너무 오래 버티는 것도 민폐지.”


루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관중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희는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거야? 잘하면 운이 좋았다고 하고,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끝났다고 말하고, 과거의 성공도 무시하는데, 그럼 대체 무엇이 만족스럽지?”


관중들 중 한 명이 대답했다.


“우린 완벽을 원하지. 어느 순간에도 실수하지 않고 항상 최고인 모습을 보여주는 걸 원한다고.”

“하지만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잖아. 호랑이는 이기고 있잖아. 그의 실력은 변하지 않았어.”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가 우리 기대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비난받을 수 있는 거야.”


루나는 그들의 말에 어이없어했다. 결국 호랑이는 아무리 승리를 거둬도, 어떤 업적을 쌓아도 비난받을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모든 비난에도 불구하고, 호랑이는 여전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호랑이는 조용히 경기장을 떠나며 루나에게 말했다.


“동물들은 항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 그래서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그 기대에서 벗어나면 비난할 준비가 되어 있지.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었고, 계속해서 내 길을 걸어갈 뿐이야.”


루나는 그의 말을 듣고 깊이 생각했다.


‘무엇을 해도 비난받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잃지 않고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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