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상, 그 사이
가벼운 비움과 무거운 버팀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 모습이 그려진다.
아무것도 갖지 않고 조용히 웃는 사람
20대엔 법정스님이 내 영혼의 '나침반'이었다.
'비움'이 지혜의 정수라고 믿었다.
가진 게 없으니 자유롭게 보였고
침묵이 깊으니 더 단단해 보였다.
그러다 30대를 넘어서면서
법륜스님의 "이렇게 해봅시다"가 뼛속 깊이 새겨졌다.
매일같이 터지는 현실 앞에서
"그냥 흘려보내세요"란 말은 공허하게 들렸다.
어디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했다.
법정스님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법륜스님은 내가 '안 되면 망하는' 사람.
한 분은 나의 '영혼 이상형'
한 분은 나의 '생존 메뉴얼'
자아 분열 중인 지금의 나는
둘 다 챙겨야 겨우 버티는 어른이 되었다.
밤에는 비움을 생각하며 잠들고
아침에는 버팀을 연습하며 일어난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어쩌면 진짜 어른의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 무교입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