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문정 Apr 21. 2022

가족과 나를 위한 선택.

이 선택이 과연 최선일까?

어제는 너무 아팠지만 기분만은 좋았어요.

비록 병원 가는 길이었었지만 맑은 하늘과 시원하게 내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결과 따사하게 내리째는 햇빛님과도 오랜만에 보는 푸르스름하게 우거진 나뭇잎들을 제 눈과 머릿속에 하나하나씩 담아내가며 오래도록 기억했다가 난중에 아주 아주 난중에 추억하고 그리워지게 될 때 끄집어내 보려고 하나하나 제 눈과 제 마음속에 담아 좋은 느낌들을 저장해봅니다.

병원 진료를 보고 나오면서 마음속으로 많은 들을 생각하며 다짐해봅니다.

이렇게 가족들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기억과 제 마음들은 12살 어린 시절에 묶여있고 갇혀 지내다시피 했었지만 정작 세월과 시간들은 너무나도 무심하게도 엄마와 제 동생 그리고 저 조차도 어김없이  지나지 않았음을 인지해가게 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한없이 밀려드는 슬픔과 혼란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음에 서글품이 밀려옵니다.

저는 꿈도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해봤었고 마음껏 세상의 경험 또한 해보지도 못한 채 집 안에서만 갇혀 지내왔었기에 제 모든 일상과 제 기억들은 12살 그 어린 시절에 멈춰있어 왔었는데 그 기나긴 시간만큼 또한 세월은 야속하게도 많은 것들을 변화시켜 왔음에 자연의 순리가 이토록 잔인하고 맹목적임에 원망 가득한 마음만 한가득 쌓입니다.

제가 이토록 힘든 만큼 제 가족 또한 많이 힘들 거란 생각에 제가 요양병원으로 가는 것이 맞는 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더 이상 저희 가족을 의지하고 지낼 나이는

지났잖아요.  더 이상 가족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저 또한 가족들에게 더 이상은 미안한 마음을 품어가며 지내고 싶진 않습니다.

고마웠었던 마음과 좋은 기억들만 생각하며 지내고 싶어요.

저 또한 저의 가족 심정만큼이나 지치고 힘들기 때문니다.

작가의 이전글 친해져 볼까 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