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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Oct 09. 2024

솥 굽는 마을은 인심도 따스해

2023년 가을

이 어르신은 뉘신고 하니 덕수리 솥 굽는 마을 명예 기능보유자이신 아흔 살의 윤문수 선생이다.


아흔의 고령이라 명예보유자로 일선에서 물러난 선생은 아들이 곁에서 휠체어 시중을 들었다


공식적으로 덕수리 불미공예의 불씨를 오랜 세월 지켜온 분은 송영화 선생이다.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7호 기능보유자인 송영화 씨는 이미 작고하였고 뒤를 이어 윤문수 씨가 기능보유자가 되었다.


윤 보유자 역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명예보유자로 전환된 이후 그동안 전수교육과 전승활동의 중심축은 공석이었다.


숯 굽는 게 아니라 솥을 굽는 불미공예의 맥을 되살린 것은 마을청년들이었다.


예로부터 전해져 온 불미공예는 쇠를 놓여 무쇠로 솥과 보습을 제작하는 공예기술이다.


그들은 더 늦기 전에 윤 옹으로부터 사그라지던 불미공예 기능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2019년 집단에 의해 기능이 구현되는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단체종목으로 전환, 보유단체로 인정을 받았다.


덕수리 마을회는 심사과정에서 전승에 필요한 기량, 기반 등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전승에 참여하는 주요 구성원이 젊고 전승 의지가 매우 높아 가산점을 받았다.


아직 100%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로써 전승의 맥이 이어지게 됐다.

대관절 난 뭐 하는 작자냐고?


장날마다 좌판 메고 쫓아다니는 엿장수도 아니다.


오일장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감초 약장수도 물론 아니다.


행사장마다 따라다니는 각설이는 더더욱 아니다.


품바타령은커녕 노래라면 학교 종이 땡땡땡, 밖에 모르는 위인이다.


그럼에도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축제로 분주한 시월을 보내고 있다.


오전에 서귀포 글로컬페스타 현장을 스케치한 다음 부리나케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 민속공연장으로 달렸다.


솥 굽는 마을로 알려진 덕수리는 무쇠로 만든 생활필수품을 생산해 온 마을이다.


무쇠솥과 쟁기며 보습 등 농기구의 대부분은 안덕면 덕수리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진 점토질의 흙 자체가 좋아 이 마을이 불미공예의 맥을 잇게 되었다고.


불미('풀무' 제주어)와 흙 거푸집(제주어로 바숨)을 이용해 주철로 솥과 농기구를 만드는 전통 기술이 불미공예다.  


철광석을 제련해 철제 도구를 만들려면 약 1천500도 정도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용광로에 불을 피워 열을 올려주고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도구가 '풀무'다.


풀무질이 잘 돼야만 고온에서 질 좋은 쇳물이 나오고 결국 상등급의 무쇠 제품이 만들어진다고.


이 과정 자체가 바로 오랜 경험을 쌓은 숙련자만 할 수 있는 고난도의 작업이라고.


덕수리 마을회는 1991년부터 매년 시월 덕수리 전통 민속 재현 행사를 열어 덕수리 불미공예를 시연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무형문화재 7호인 불미공예와 더불어 9호인 방앗돌 굴리는 노래를 공개 시연하는 행사를 이어온 것.


이와 같은 전통 민속 재현은 제주 고유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1977년 제6회 탐라 민속제 최우수상을 받은 불미 공예, 1979년 전국 민속 경연 대회 문공부 장관상을 받은 불무 노래뿐만이 아니다.


1980년 전국 민속예술 경연대회 대통령 상을 탄 방앗돌 굴리는 노래, 1981년 전국 민속예술 경연대회 문공부 장관상을 받은 집 줄 놓는 노래 등 뛰어난 약력을 소지한 덕수리다.

덕수리 불미공예는 사회상이 급변한 근대 이후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무쇠솥 대신 양은냄비며 스테인리스 스틸이 등장하고 쟁기 대신 경운기와 트랙터가 나오면서다.


뭇 사물은 필요성이 점차 사라져 버리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시나브로 잊혀 가고 사라져 가던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계승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마을 청년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솥을 굽는 불미공예가 탐라문화제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민속보존회가 설립됐다.


동시에 불미공예를 비롯한 마을의 여타 전통자원을 발굴하고 보전시켜 나갔다.


그리하여 1986년 4월 10일 불미공예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초대 보유자는 고 송영화 씨이며 2008년 말 윤문수 씨가 그 뒤를 이어왔다.


그러나 윤문수 씨가 고령으로 명예보유자가 되면서 전수교육과 전승활동의 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이에 40대가 주축인 덕수리 마을 회원들이 전통문화를 문화자원화하고 관광자원화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기로 작심한 그들은 윤문수 어르신으로부터 기량을 익히고 제반 도움을 받아 불미공예를 옛 모습 가깝게 복원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마침내 올 2월 1일 제주도 무형문화재 덕수리 불미공예 보유단체로 인정받게 되었다.  


덕수리 마을회는 1991년부터 매년 시월 덕수리 전통 민속 재현 행사를 열어 덕수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시연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무형문화재 7호인 불미공예와 더불어 9호인 방앗돌 굴리는 노래를 공개 시연하는 행사를 이어온 것.


이와 같은 전통 민속 재현은 제주만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홍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1977년 제6회 탐라 민속제 최우수상을 받은 불미 공예, 1979년 전국 민속 경연 대회 문공부 장관상을 받은 불무 노래뿐만이 아니다.


1980년 전국 민속 예술 경연 대회 대통령 상을 탄 방앗돌 굴리는 노래, 1981년 전국 민속 예술 경연 대회 문공부 장관상을 받은 집 줄 놓는 노래 등을 수상한 덕수리다.


이와 같이 전통 민속 문화 계승에 앞장선 덕수리는 올해도 조각 공원 옆 공연장에서 제30회 전통 민속행사를 개최했다.


축제가 펼쳐진 이 공연장은 곧 '덕수리 전통민속 타운'으로 새롭게 변모할 만반의 채비가 착착 진행 중이다.


아마도 내년에는 저 원형 골조 건물이 완공돼 거기서 솥 굽는 마을 행사가 치러질 터였다.


올 행사 일정은 10월 7일(토) 오후 한 시 시작돼 집 줄 놓기 체험, 방앗돌 굴리는 노래가 진행되고 이어서 불미 바슴굽기 체험이 펼쳐졌다고.


10월 8일(일)은 식전 행사로 풍물 길트기, 난타 공연이 열리고 10시 개막식을 진행했다.


이후 축하공연 및 불미공예와 방앗돌 굴리는 노래가 진행되었으며 이외에 문화 예술 공연, 민속 경기대회 및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특이한 점은 여타 다른 마을의 축제나 행사는 기금 조성을 위한 바자회 형식을 취하나 이곳 행사는 전적으로 나눔과 즐김축제장이다.


불미공예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시에서 매년 지원금을 지급받기 때문이다


외래 방문객들이나 주민들이 주최 측으로부터 무료로 빙떡과 돔베고기며  잔치국수 대접을 받아본 경우는 덕수리가 유일하지 싶다.


광에서 인심 난다는 말대로였다.


무엇보다도 이틀 내리 전형적인 가을날씨까지 부조를 해줘 금상첨화였다.




 # 올해 이 행사는 이번 주말인 12일~13일에 열린다.

안내 전번은 064-794-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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