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인 새벽 2시, 방금 속보가 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듯 한국인에게 속보는 겁부터 나게 하고 두렵게 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머리에 인 북핵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가는 정가대로 매일 속 시끄럽게 하고. 그런데 뜻밖의 낭보를 접했다! 대단한 경사가 스웨덴으로부터 날아든 것.
쾌거! 드디어 우리도 해냈다. 진정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한 것이다! 문학으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1970년 11월 광주에 있는 기찻길 옆 셋집에서 태어났다.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후 쓴 ‘문학적 자서전’에서 그는 당시 자신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가 장티푸스에 걸려 약을 한 움큼씩 먹으며 어렵게 출산했다면서 “나에게 삶이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고 적기도 했다.
일찌감치 문학에 뜻을 둔 그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 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 그는 열 세 살 때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본 후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런 계기가 됐다”며 "이때부터 간직해온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 번째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로 올라와 1993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출판사 '샘터'사에서 근무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시인으로 등단했고 이어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 출간된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작품 활동에만 매진했다. 2007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강은 2016년 열린 한 문학회에서 자신의 소설 쓰기에 대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이 문제를 고민했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며 그래서 "그냥 조용히, 진지하게, 앞으로도 지금처럼, 천천히 계속 글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강 가족은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추사』등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 문단의 거장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 작가와 한강은 국내 최고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빠 한동림은 소설집 『유령』등을 펴낸 소설가이고 남동생한강인도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해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리는 작가다. 그녀의 남편은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남편 홍 교수는 “문장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쓰는, 자기에 대한 엄정함과 문학적 치열성이 경이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등단은 시로 먼저 했다. ‘문학과 사회’ 1993년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됐다. 이후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희랍어 시간’ ‘흰’,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냈다.
폭력과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강렬한 문제의식을 아름다운 문장과 긴밀한 서사 구성, 풍부한 상징으로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는 평을 받았다. ‘바람이 분다, 가라’로 동리문학상(2010년), ‘소년이 온다’로 만해문학상(2014년),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황순원문학상(2015년)을 받았다.
아버지 한승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나가는 작가”라며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출처:중앙/동아일보]
브런치 젊은 작가들이여, 이 낭보에 자극을 받아 제2의 노벨상 작가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진지하게, 치열하게, 간절한 마음으로 문학의 칼날 예리하게 벼려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