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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Oct 31. 2024

천아계곡 단풍 일요일 현재 상황은?


주중에 지인이 천아숲길을 다녀왔다고 했다.


단풍이 주말이면 피크를 이루겠더라는 말에, 시간 맞춰 다녀와야겠다 싶었다.


서귀포시에서 주관하는 칠십리축제 행사가 열리는 주말이라 날을 잡기 어려웠다.


금요일 전야제를 비롯 토요일 밤늦게까지 야간 축제로 떠들썩했으나 체력이 달려 일찌감치 귀가했다.  


누적된 피로를 쑥탕에 들어가 풀고는 연배에 어울리게 쌍화탕 덥혀서 마시고 아홉 시부터 잠을 잤다.


햇빛 눈부신 바람에 잠에서 깨어나 시원하게 기지개부터 켰다.


시간 푹 자고 일어나니 심신이 상쾌하면서 날아갈 듯 가뿐했다.


산행 앞두고 미리 알아서 컨디션 조절을 해 둔 .


그래도 무리하지는 말고 살짝 천아계곡만 다녀오기로 했다.


둘레길 돌아서 가려면 서너 시간 걸어야 하지만 천아계곡 단풍만 보고 온다면 걷는 데 왕복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여유를 부리며 한갓지게 게으름 피우다가 브런치 삼아 느지막하니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천아 숲 가는 날, 가을 하늘 짙푸르고 갈바람 청신했다.


1100 도로 법장사 지나며 잠깐 접한 한라산.


이마 훤하게 내민 백록담이 반가웠다.


어느새 산록엔 단풍 빛깔 곱다랗게 물들었다.


단풍철답게 영실 입구는 차량이 밀려 차 꼬리가 꽤 길었다.


병풍바위 단풍도 타오르겠고 존자암 가는 길목 단풍도 볼만하겠지만 천아숲으로 내처 달렸다.


하얀 갈대가 키대로 너울대는 천아 수원지를 스치고 해송숲도 지났다.


낙엽수 늘어선 언덕길 양편으로 놋노란 단풍잎이 바람결 따라 휘날리고 있었다.


사실 한국의 단풍 명소라면 화려하기로는 내장산, 장엄하기로는 설악산을 떠올리게 된다.


주왕산 백양산도 좋지만 지리산 피아골이나 속리산 말티재도 그 못지않은 명성을 자랑한다.


제주는 한라산 단풍까지 탐내지 않아도 충분한 것이, 바다와 오름만으로도 명승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가을 억새에 더해 단풍도 남한 최고봉을 인 명산 다이 나름 품섶 여기저기 갈무렸다.


천아숲길로 이어지는 천아 계곡은 일단 접근성이 좋다.


바로 코앞까지 차도가 열려있어 교통편이 용이한 이점이 있다.


제주시에서는 거리도 가깝다.


서귀포에서는 천백 도로를 타고 영실, 어리목을 지나야 하므로 시간이 꽤 걸린다.


진작에 와본 이들은 알겠지만 천아 계곡 단풍은 광범위하지는 않다.


제주에서라면 어디서나 익숙한 검은 현무암이 아닌, 화강암 바윗 덩이들이 널브러진 건천 좌우에 선 홍단풍 나무들.


눈에 확 띄는 포인트 몇 곳이 전부라 에게게! 이게 다야?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특히 육지에서 온 산이 불붙는 명품, 그야말로 와우~감탄사 연신 발하게 하는 단풍 숲을 본 경우엔.


지질리도록 단풍에 취해보고 싶다면 난이도 제법 높은 둘레길 따라 천아숲 걸어보는 게 좋을 듯.


하긴 오늘 단풍은 원숙기에 든 상태는 아니었으므로 11월 초중순 무렵쯤이 절정일 듯.


이번 코스는 체력 조절 차 오직 천아 계곡에만 한정됐지만 한라산 천아 숲길 단풍빛- 곧 이어서.....

 

주소 : 제주 애월읍 화전길 271


 



 




 



 



 



 



 



 



 



 



 



 



 



 



 



 



 



 



 



 



 



 



 



 



 



천아수원지 억새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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