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목장이 선 서귀포 오일장날

by 무량화


4일 9일 14일 19일....

서귀포 향토 오일장이 서는 날이다.

볼거리 풍성하고 활기찬 전통시장이자 재래시장인 이곳.

오늘은 설 명절을 앞둔 대목장이라서 장 보러 온 사람들로 주변 교통이 꽤 혼잡스럽다.

삼거리에는 교통경찰까지 네댓 명 나와서 수신호를 해주고 있었다.

널찍한 시장통으로 접어들자 저만치 하얗게 눈 덮인 한라산 봉우리가 보였다.



설날이 아직 열흘 앞이긴 하나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슬슬 붐비는 사람들로 장터는 과연 대목 장날 다웠다.



손님들 빙 둘러선 때깔 좋은 과일점을 지나 반찬가게를 거쳐 생선 전 가까이 가니 제법 왁자했다.

제수품을 마련하려면 우선, 조기 옥돔 가자미 문어, 전 거리로 대구포 명태포도 떠야 한다.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시금치, 나물거리를 파는 채소전도 마찬가지로 번잡하다.

그럼에도 허름한 옷 가게 앞을 지나는데 이쪽은 파리만 날았다.

신발집도 기웃대는 이 없이 썰렁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뿐 아니라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된 이유도 있겠지만 문제는 경제다.

대목장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형편 팍팍해졌다는 요즘.

정치권의 혼란으로 주눅 든 경기라 다들 주머니를 풀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비해, 가난한 시절이었으나 내 유년기의 설 무렵 대목장은 얼마나 대단했던가.

색색의 호박단 모본단 필로 늘어뜨린 포목점은 설빔 감을 사러 온 아녀자들로 와글벅쩍거렸으며.

차일 높이 쳐있는 신발전엔 명절치레로 새 신을 사기에, 검정 운동화 색동 고무신 켜켜이 쌓였었고.

펑-펑! 장터 모퉁이에선 바삭한 강정 만들어 줄 쌀 튀밥 튀기는 소리.....,...


그때에 비해 훨씬 살만해진 요즘 세상은 도대체 왜 이런지,.


뉴스 보기가 겁날 정도로 , 반목과 갈등으로 얼룩진 채 두 쪼가리 난 한국사회의 지독스런 편향성 편벽성이 안타깝다 너무 안타깝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산간동로7894번길 18-5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