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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 장터의 여전사 -1-

by 무량화 Feb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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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글 이미지 1

그 정신의 뿌리는 어디에서 근원 됐을까.

열여덟 어린 나이에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체포, 모진 고문 끝에 죽음에 이른 유관순 열사.

뜨거운 애국애족정신으로 독립운동에 앞장설 수 있었던 신념의 원천은 무엇에서 비롯됐을까.

열사의 생가 바로 옆에는 붉은 벽돌건물인 매봉교회가 우뚝 서있다.

구한말 국채보상운동과 만세운동에 나섰다가 일제에 의해 교회가 불태워지고 강제 폐쇄조치된
충청도 동부 최초의 교회이다.

1898년 선교사 스웨러(Wilbur. C. Swearer)에 의해 설립된 충남 목천군 이동면의 한 교회.


스웨러는 구한말 민족 수난기에 이 민족을 위해 헌신했으며 훗날 그는 진명학교도 세웠다.


지난 설날 외할머니 성묘 가자는 아들과 온양으로 향하다가 빗속에 잠시 들른 유관순 기념관이다.

1919년 4월 일본순사들이 불태운 생가는 훗날 복원돼 민족정기를 일깨우는 교육의 현장으로 자리매김됐다.


복원된 유관순 열사의 생가는 이엉을 새로 얹어 정갈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열사의 부친은 일찍이 기독교 감리교단에 입교한 개화 인사였다.

가산을 털어 향리에 흥호(興湖) 학교를 세워 교육 운동을 전개한 계몽운동가이기도 했다.

이는 민족의 실력을 양성하여 국권회복의 기틀을 다지고자 함이었다.

유관순 열사는 1902년 12월 16일에 충청남도 천안 병천에서 5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미국인 사애리시(Alice Hammond Sharp, 史愛理施) 감리교 선교사 주선으로 공주영명여학교에 입학하였다.

당시 시대배경은 4년에 걸친 제1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였다.

1918년 1월 8일 연합국 측을 대표한 미국 대통령 윌슨이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천명하였다.

한민족 역시 이때 대동단결하여 독립을 요구하면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 속에서 거국적인 독립운동이 계획되었다.

천도교, 기독교, 불교인과 학생이 참여한 민족연합전선이 구축되어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이 시작됐다.


대전이 종식될 무렵인 10월부터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인은 전체인구의 세명 중 한명꼴인 742만 2,113명의 환자가 발생해 그중 13만 9,128명이 사망했다.

그 뒤숭숭한 와중인 1919년 1월 22일, 고종이 갑자기 서거하자 온백성 들은 자진해서 상복을 입었다.


거기서 촉발된 삼일운동의 초기 조직과 단체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종교계와 학생들이었다.

이때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으로 편입해 공부하던 열사는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총독부의 휴교령으로 고향에 내려와 태극기를 만들어 배포하며 만세운동에 앞장섰다가 일경에 체포된다.

당시 열사의 부모님을 비롯 19명이 아우내 장터 시위현장에서 순국하였다   

만세운동 중 큰 부상을 입고 투옥됐던 오빠 유우석도 훗날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다.


열사는 교도소 내에서도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일경의 가혹행위로 서대문형무소 지하 감옥에서 1920년 9월 28일 대한의 독립을 못 보고 눈을 감았다.

어떠한 시련과 탄압도 이겨낼 신념이 굳건했던 열사, 그건 종교적 양심과 민족적 양심에서 발로 된 것이었다  

이화학당에서 열사의 시신을 인수하여 정동교회 교우들에 의해 장례식을 치른 뒤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나어린 처자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분연히 나서 싸우다 산화했다는 이 소식은 온 국민을 자극했다.

열사의 죽음이 동기부여가 되어 독립을 염원하는 백성들의 마음도 한덩어리로 움직였다.

그렇게 한알의 밀알은 죽어 나라를 되살리는 밑거름이 되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하면서 덤으로 얻게 된 광복이지만 그 이전 선대의 목숨 건 끈질긴 항쟁사가 없었다면 강대국 발치에서 공짜로 부스러기 얻는 격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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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낮은 담 옆의 매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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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흩뿌리는 창밖으로 보이는 매봉교회 바로 옆 열사의 생가인 초가집과 후손을 위해 지은 앞쪽 기와집.



주소: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생가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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