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정성스러운 마음에서

by 무량화

안개 자욱이 내려앉은 모슬포에 갔었다.

유 선생 댁에 다녀오던 그날.

그녀는 내 손에 쇼핑백을 들려줬다.

집에 가서도 만둣국 끓여드시라면서.

온종일 사는 얘기 주고받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늦게사 중앙동에 도착했다.

봉투 안의 내용물을 냉장고에 넣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노는 일도 딴은 피곤했던지 금방 곯아떨어졌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새벽같이 일어난 이튿날, 심신 개운하고 가뿐했다.

아침 일찌감치 국을 대신할 만둣국을 준비하기로 하고 유 선생이 만들어 준 소를 꺼냈다.

세상에나! 솜씨 얌전스럽기도 하지.

조몰락조몰락 온갖 재료로 속 만들어 간 맞춰가며 반죽했을 곱살스러운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자식 먹이려 성심으로 음식 준비하듯 이 또한 정성스레 마련한 표시 역력한 만두소.

그 마음이 읽혀 가슴에 따신 물결이 찰랑댔다.

만두피에 만두소를 넉넉히 넣어 만두를 빚었다.

찐만두나 국만두 거리는 동그스럼하게 빚고, 넓적한 군만두 거리도 만들었다.



곱게 다진 배추김치와 숙주나물 고기 두부 잘 섞어 간 슴슴하게 버무려 익힌 소를 보자 옛 생각도 났다.

경기 충청 같은 중부지방에서는 김장 맛이 변하기 전 김치만두를 해 먹곤 하였다.

예전에 엄마도 김장김치 종종 썰어 꼭 짜서는 두부 으깨고 잘게 다져 익힌 고기 넣어 만두소를 만들었다.

한편으론 밀가루 치대 홍두깨로 얄신하게 만두피 거리를 밀어놨다.

크기 알맞은 놋 종바리 그릇 엎어가며 척척 만두피를 떠내면 우리는 볼록하게 소 많이 넣어 만두를 빚었다.




야물게 빚은 만두는 일렬로 나란히 소반에 올려졌고 곧장 맛있는 만둣국이 끓었다.

유 선생이 편리하게 상품으로 나온 만두피와 함께 비비고 갈비탕 세 개까지도 곁들여 보낸 덕이다.

그녀의 세심한 마음씀이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다.


일부러 사골국물 우려내지 않고도 즉석에서 만둣국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그녀.

정성 생각하면 지단 부쳐 고명 거리 준비해야겠지만 후루르 계란 풀어서 제까닥 완성시킨 만둣국.

이른 시간임에도 식욕이 확 땡겨 만둣국을 큰 대접에 한가득 펐다.

찬은 파김치와 나박김치만으로 충분했다.

거하게 한 그릇 뚝딱하고 유 선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음악교사가 아니라 혹시 가사 선생님이셨나요?

직장 다니며 언제 살림해 보셨다고 그리 음식 솜씨가 좋으신지요.

역시 음식 맛은 솜씨나 손맛도 있지만 그보다는

정성, 마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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