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태공원으로 재생시킨 온천천이라던가.
그럴듯하다.
낙동강을 끌어다 쓴다더니 우선 수질이 좋다.
송사리는 못 봤지만 자라도 노니는가 하면 1 급수에 산다는 소금쟁이도 떠있다.
거침없이 내닫는 강물은 아주 맑아 왜가리 백로가 자주 날아온다.
먹잇감이 살고 있다는 신호대로 잉어는 부지기수로 접한다.
실제 천변은 걷다 보면 50센티에 이르는 잉어 떼를 쉽게 만난다.
팔뚝만 할 정도가 아니라 숫제 다리통 만하게 굵고 크다.
자연적으로 생겨났다기보다 아마도 치어를 방류했지 싶다.
걔네들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바위나 잔돌에 붙은 이끼류를 따먹는다.
연어 흉내라도 내려는 듯 왜 그들은 한사코 여울목을 뛰어오르며 상류로 가는 걸까.
상류는 그들의 마지막 목적지 성취점일까 아니면 그들의 천국인 하늘일까.
알 낳을 장소로야 풀섶 어디라도 괜찮으련만 왜 굳이 강물 거슬러 위로만 향하는지 모르겠다.
쓰잘데기 없고 시답잖은 공상에서 깨나라는 듯 몸짓도 우아하게 날아와 눈앞 강물에 발 담그는 백로.
큼직한 잉어가 유유자적 헤엄치나 본숭만숭, 아무래도 날씬한 입으로는 감당키 버거운 크기다.
새하얀 백로가 긴 목 이리저리 돌려가며 물속 탐색전을 벌인다.
성큼성큼 걷던 백로는 무언가 낌새를 눈치챈 듯 바윗전을 골똘히 주시한다.
백로 목덜미가 아연 긴장하더니 재빠르게 종종걸음질 친다.
매우 긴박한 행동임이 물결의 파동으로 나타난다.
시선 흩뜨리지 않은 채 발견해 둔 목표물에만 집중시키고 기민하게 접근한다.
식사감이 바로 눈앞, 벌써 군침이 돌고 있을 입가.
날쌔게 수면을 낚아채듯 백로는 뾰족하고 긴 부리를 물에다 내리꽂았다.
정말 눈 깜박할 새, 찰나다.
부리에 물려있는 건 미꾸라지다.
꽉 물린 미꾸라지는 요동질을 친다.
몸체가 알파벳 U자도 됐다가 모씨가 주야장천 달고 다니는 세월호 배지 형태도 된다.
한참을 뒤채이던 미꾸라지 몸통이 부리 안으로 사라진다.
이 또한 순간이다.
미꾸라지를 꿀꺽 삼킨 백로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툭툭 턴다.
부리의 물기로 인해 냇물에 동그라미 몇 그려진다.
다시금 고요.
약육강식, 그렇게 세상은 돌고 돌아간다.
한쪽은 슬프고 한스럽게 탄식 내뱉으며 죽어갈 테고 한쪽은 의기양양 거만하게 배불뚝이 될 테지.
고상한 폼새를 뽐내는 백로야 배 두드리는 대신 비린내 묻은 입가를 물에 씻어 낸다.
물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침을 떼고 금세 평온해진다.
정중동! 일련의 이 과정을 동영상에 담았다면 사설이 필요치 않았으련만 그땐 그럴 새도 없었다.
침착치 못한 데다 흥분부터 먼저 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아무튼,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온천천에는 미꾸라지도 살고 있었구나.
수달이 온다는 말도 들었으니 여러모로 생태계가 되살아나긴 난 모양이다.
여름 저녁에는 수달을 만날 기대로 자주 온천천에 나가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