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이름난 맛집은 여럿이다.
온갖 싱싱한 해물이 모이는 바닷가라 횟집, 게장, 복국, 아귀찜, 다찌집은 특히 통영의 전설이 됐다.
여러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탕집, 해물짬뽕도 전국적으로 소문나있다.
무엇보다 충무김밥의 명성이야 일러 무엇하랴.
음식마다 통영바다가 녹아있어 그리 맛깔스러운지도.
일제에 의해 동양 최초로 만든 해저 터널 앞을 지나 통영 여객터미널 곁에 있는 전통시장으로 갔다.
그런저런 식당들 다 제치고 약도 보면서 요리조리 걸어서 찾아들어간 서호 시장 골목.
시장통이긴 하지만 훈이 시락국집은 소문 무색하게 후지고 매우 비좁았다.
그럼에도 통영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맛집으로 미식가들이 꼽는 시락국집이다.
아니 그 이전, 현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외지 친구가 오면 반드시 찾게 되는 찐 맛집의 하나다.
ㄱ자 형으로 좁다랗게 난 테이블 중앙에 뷔페식으로 반찬통이 여남은 개 바투게 놓여있었다.
매콤한 부추무침 오이무침 콩나물무침, 좋아하는 고구마줄기 볶음과 꽈리고추 볶음에 멸치볶음, 계란부침이며 콩고기 묵무침 등이 담겨있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이렇듯 여러 반찬들은 외려 시락국이 지닌 진미를 희석시킨 감마저 들었다.
그럴 만큼 시락국 자체의 깊은 맛을 음미하려면 두어 가지 기본 찬만으로 족할 거 같았다.
의자에 앉자마자 곧장 따끈한 시락국 뚝배기와 기장을 넣은 밥 한 그릇이 앞에 놓인다.
꾸덕하게 말린 장어를 푹 고아서 걸러낸 진국에 시래기를 넣고 끓인 틉틉한 시락국 한 뚜가리.
뽀얀 시락국에 얹은 방하 잎과 산초가루 향이 은은한 풍미를 더해 주었다.
식사는 마주 보며 다닥다닥 붙어 앉아 먹되, 얼른 마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자리를 비켜주어야 한다.
한 그릇 맛나게 포식하고 나자 입가심 용 요구르트와 땅콩사탕까지 인심 후하게 손에 쥐여준다.
가까이 있다면 한 번은 국맛만을 즐기러 가고 교대로 다음엔 국보다 반찬 위주로 먹어도 한 끼 식사는 충분하겠다.
다음에 기회 만들어 훈이네 집 가거들랑 국물은 훌훌 마신 뒤 뚝배기에 콩나물 고구마줄기 부추나물 때려 넣고 쓱쓱 비벼 먹고 싶다.
통영을 찾는 외지인들마다 건어물시장에 들러 다시 멸치와 디포리를 사고 곱창 돌김을 사 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곳 해산물에 맛 들인 사람이라면 특히 통영산 곱창김의 경우 중독이 되고 마니까.
연전에 선물 받은 곱창김을 나눠드린 서울 사는 언니네와 인천 친구 역시 김만은 통영산을 고집해 택배로 받고 있다고.
또 하나 별미인 꿀빵은 정신적으로 몹시 피로할 때 먹으면 뇌신경이 각성될 정도로 다디달았다.
장어를 달여 국물을 낸 뽀얀 시래깃국/꿀이 뚝뚝 떨어지는 꿀빵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서호동 새터길 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