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늘 친정식구들과 감귤 따기

by 무량화

아침나절 며느리 전화를 받았다.

친정식구들과 갑자기 서귀포 여행을 왔다며 간밤 늦게 도착했단다.

지금 어디 있냐 묻자 감귤박물관으로 귤 따기 체험하러 와 있다길래 가까우니 득달같이 가겠노라 했다.

체험장 귤밭 위치가 어딘지 알기에 곧바로 갔으나 아홉 시 반부터 시작한다며 주변은 텅 비어 있었다.

통화를 해보니 세 모녀는 감귤박물관에서 구경 중, 로비에서 사부인을 만났다.

손녀 결혼식 때 뵈었으니 불과 한 달여. 연세가 팔십 중반임에도 여전 건강하셔서 반가웠다.

시간이 돼 귤밭에 올라가 나눠준 봉투를 들고 귤을 따며 우리는 즐겁게 환담을 나눴다.

귤고장에 와서 지낸 지 어언 오 년 차인 나. 맛있는 귤 고르는 법이며 제주살이 얘기로 신이 지펴 한참 수다를 떨었다.

구름 낀 하늘이 점차 벗겨지고는 있었지만 서귀포 앞바다는 계속 우중충, 전망터인 솔밭에 들렀다가 차를 세워둔 박물관 앞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어디 정한 음식점이 있냐니까 제주에 왔으니 흑돼지 요리를 먹기로 했단다.

그다음 녹차박물관에 갈 계획이라고 했다.

검색해 놓은 식당으로 달리는 차 방향은 동쪽을 향하고 있었다.

녹차밭과는 반대로 내처 동쪽으로 내빼는 자동차.

전부터 감귤박물관 행사 시 점심을 먹으러 가곤 한 쇠소깍 근처를 후딱 지나 어느새 남원이다.

한적한 시골 사잇길로 해서 겨우겨우 찾아간 식당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오후 네시 이후부터 영업한다니 도리없이 차를 되돌렸다.

도중에 갈만한 식당도 없었고 슬슬 시장기가 돌았다.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남원 큰엉이라도 보고 가자고 했다.

우리는 금호리조트를 끼고돌아 큰엉 앞에 다달았다.

하늘은 아직도 깨어날 기미를 안 보이며 거무틔틔한 구름층 두터우니 바닷 빛깔도 우중충.

대신 숲길로 이어지는 오솔길 걸으며 청량한 새소리와 파도소리를 들었다.

그럭저럭 도착한 큰엉 경승지인 한반도 지도 포토존.

와아, 신기하네! 줄 서서 기다렸다가 사잔을 찍으며 저마다 감탄사를 발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식당은 아무래도 아는 식당, 신뢰할만한 맛집인 소금막집으로 서슴없이 내달렸다.

하효항 바닷가에 자리한 식당, 그러나 앞바다는 아직도 심술 난 표정인 채 가끔씩 윤슬 내비쳤다.

전에 서포터스 활동하며 시원한 은갈치국을 맛들인 식당이라 우리는 안심하고 전복해물뚝배기와 갈치구이를 주문했다.

와~시원하단 말 자동발사하게 만든 신선한 해물탕은 물론이고 은갈치구이는 은빛 싱싱하게 살아있었다.

밑반찬도 다 맛이 있어 넷 모두 만족스러운 점심을 마치고 바로 곁인 쇠소깍으로 고고싱!

쇠소깍은 하도 여러 차례 포스팅을 한 터라 대충 신비로운 물빛만 선보이고 외출준비....

이따가 더 쓰고 싶으면 이어서 수다 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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