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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n 01. 2024

구름 평화로운 부산 성지

국제연합이 공식 인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가 부산에 있다.

대한민국 영토 안에 있지만 이곳 땅은 유엔 소유다.

가까운 거리인 데다 박물관과 이웃이라 더러 와보곤 한 유엔기념공원이다.  


United Nations Memorial Cemetery in Korea, UNMCK는 유엔묘지라 했고 지금은 유엔記念公園이라 불리는 이곳.

여기 들를 적마다 세계만방에 빚진 기분과 함께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듦은 나뿐만이 아니리라.

유엔묘지 입구인 정문이 왜색이라며 건립 초부터 논란이 있었는데 오래 보아오니 이젠 기와지붕의 선으로 다가와 안긴다.

새하얀 새가 마악 비상하려 나래 펼쳐든 자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어서 삼각형 건물이 우측에 나타난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김중업 씨가 설계한 추모관이다.

외관은 추모공간으로써의 영원성을 강조하는 기하학적인 형태가 특징이다.

추모관 양쪽 창 스테인드글라스에 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의지를 담아냈다.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에는 참전 각국에서 제공한 40,896명의 전사자(실종자 포함)의 이름이 알파벳 순서(국가별, 개인별)로 새겨져 있다.

또한 우주를 상징하는 원형 수반, 참전 21개국을 상징하는 21개 분수, 전쟁이 평화로 승화되는 의미의 철모 조형물과 전몰장병들을 영원히 추모하는 ‘꺼지지 않는 불’ 등으로 꾸며졌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그해 6월 28일 유엔은 제2차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의 이름으로 지원군 파병을 결의했다.

전투 지원, 의료지원, 물자 지원의 뜻을 표명한 60개국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수호를 위해 참전하였다.

치열한 전쟁터인 한국에서 1951년과 1954년 사이에 이미 21개국 유엔군 전사자가 약 11,000여 명에 이르러 각처에 유해가 안장되어 있었다.

1951년 1월 18일 유엔군 전사자들의 일괄 안장을 위하여 유엔군 사령부가 유엔묘지를 부산에 조성하였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하기 위한 유엔묘지가 그렇게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현 위치에 건립된 것.

1955년 11월 7일 대한민국 국회가 자유 수호를 위해 생명 바친 유엔군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에서 토지를 영구히 기증하고 성지로 지정할 것을 유엔에 건의하였다.

그 후 유엔이 이곳을 영구 관리하기로 유엔총회에서 결의하여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 위원회(CUNMCK)로 위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 호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터키, 영국, 미국 등 7개국의 묘역이 있으며 6·25 참전 21개국과 태극기, 유엔기가 연중 게양되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1953년 7월 27일까지 참전 17개국(의료지원국 중 노르웨이 포함)의 젊은이 40,896명을 희생시킨 한국동란이다.


낯선 타국에서 숨진 자녀 소식 접하고 비통에 빠진 어버이인들 또 얼마나 많았으랴.


풍전등화 같았던 우리나라는 이처럼 자유우방국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빚을 졌다.


그 고마움 되새겨 잊지 않으며 보은하는 길은 무엇일지 한국인이라면 각자 생각해 볼 일이다.

현재는 유엔군 부대에 파견 중에 전사한 한국군 중 36 명을 포함하여 11 개국의 2,297 구의 유해가 여기 잠들어 있다.

가장 많은 전사자가 발생한 미군은 전쟁 중 전사한 36,492 구의 유해 모두를 본국으로 이장하였다.

휴전 후 한국에 주둔해 있던 미군 중에서 이곳에 안장되기를 희망한 서른여섯 분만이 여기 안장되어 있다.


유엔공원에서 가장 마음 쩌르르하게 만드는 장소는 까만 오석의 추모명비 앞과 또 한 곳은 도은트 수로(Daunt Waterway)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전사자 중 최연소자인 호주 병사(J P DAUNT)의 성을 따서 만든 수로 안에는 물고기와 수련 등의 수생식물이 살고 있다.

열일곱 나이의 금쪽같은 자식을 잃은 호주 부모님 심정이야 그분들 죽기 전까지 한국은 비탄의 이름으로 새겨져 있었을 터.


그날따라 창공에 구름 고운 오후.


유달리 눈동자가 커다랗고 검은 히잡을 두른 젊은 여인 홀로 눈물 훔치며 경내를 쓸쓸히 걷고 있었다.

세계 평화와 자유의 대의를 위해 생명 바친 여러 나라 전사자들이 잠들어 있는 터라 안 그래도 경건하고 숙연한 기분이라서일까.

어쩐지 터키인 같은 그녀가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눈물지으며 곁을 스쳐갈 때 그녀 향해 절로 I am sorry! 가 읊어졌다.

무덤마다 고인의 기록을 담은 묘비가 놓여 있으며 경내에 심어진 묘목의 대부분은 각국 정부, 각 기관과 개인이 기증한 것으로 유엔사무총장 당시 반기문 총장이 식수한 향나무도 눈에 띄었다.

유엔군 위령탑,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 무명용사의 길, 추모관과 기념관이 경내에 함께 자리했다.

현재 명칭은 유엔기념공원이다.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 위원회가 공동관리한다.



위치 : 부산광역시 남구 유엔 평화로 93 (대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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