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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17. 2024

제헌절 즈음하여 - 하늘뜻 그대로

제헌절은 대한민국 헌법이 1948년 7월 17일 제정, 공포된 것을 축하하고 이를 수호하며 준법정신을 높일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그러나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된 제헌절이라 근자 들어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논의 대상으로나 거론되는 제헌절이다. 하늘이 준 천부적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인간이 꿈꾸는 진정한 유토피아다. 이와 같은 자유와 인권에 더해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주는 조건으로 국가에 세금을 내서 나라는 운영된다. 그에 반하는 사회가 된다면?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 기념사에서 "정부는 개인의 언론과 집회와 종교와 사상 등의 자유를 극력 보호해야 합니다."라 하였다. 주권적 주체로서의 개인, 각자의 근본적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나라다. 1945년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난 이후, 초대 대법원장인 김병로 선생 등 법률가들이 헌법 기초작업에 착수했다. 제헌 헌법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유진오 박사 등 위원들이 헌법 및 정부조직법기초위원회(憲法及政府組織法起草委員會)를 구성해 제정헌법안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1948년 초대 국회의원 총선거 실시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7월 1일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결정하고, 같은 달 17일 마침내 헌법을 공포하였다. 이처럼 1948년 탄생한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 역사는 대한민국헌법의 제정과 공포에서부터 출발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조가 선언한 대로 '국민이 주인'이며 '민주공화국'이라고 못 박았던 것. 우리 국민들은 헌법이 가진 가치를 한마음으로 수호하면서 신봉해 왔다. 그 와중에도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간 정권에 따라 헌법 가치를 부정하기도 해 수난을 겪었을지언정 끝내 지켜온 헌법이다. 다시 혼란스러운 시대를 만나 훼손되고 무너져 내린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한 헌법정신을 다시 세워야 할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헌법에 따라 통치한다는 민주공화국 정신을 못 박은 제헌절이다. 헌법에 의한 통치라는 민주공화정의 이념을 부각시키기 위해 조선왕조 건국일인 7월 17일에 맞춰, 1948년 7월 17일에 제헌헌법을 공포했고 1949년에 국경일로 정해졌다. 이날은 대한민국 헌법 제1장 1조 1항에 명기된 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선포한 날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헌법 준수를 다짐하는 기념행사를 거행하며 가정마다 국기를 게양하여 헌법 준수의 뜻을 기려 왔다.  제73주년을 맞는 제헌절인 오늘, 정인보 선생이 쓴 제헌절 노래 가사에서 밝은 희망의 메시지를 들었기에 함께 나누려 한다.


비구름 바람 거느리고 인간을 도우셨다는 우리 옛적
삼백예순 남은 일이 하늘뜻 그대로였다.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길에 새 걸음으로 발맞추리라.

이날은 대한민국 억만 년의 터다.  
대한민국 억만 년의 터.


첫 구절을 살피면 홍익인간을 바탕으로 하는 단군신화에 언급된, 비 구름 바람이 우리 민족을 돕는다는 뜻이 담겼다. 그처럼 대한민국의 건국은 하늘의 섭리에 따른 필연적인 일이자 하늘의 도우심으로 건국된 나라임을 분명히 하였다. 둘째 연에서 삼천만은 전 국민을 이르며, 지킬 언약은 바로 헌법을 상징하는 말이겠다. 이렇듯 헌법을 통하여 하늘의 뜻대로 힘차게 발맞춰 이어갈 것을 공고히 다짐해 두었다. 마무리는 우리나라의 영원한 발전과 평화를 확신하는 말로, 억만 년의 터라고 두 번씩이나 강조하였다. 하늘이 보살피는 대한민국이다. 하늘 백성에게도 크고 작은 시련은 따른다. 하지만 그분 도우심으로 대한민국은 이번 위기 역시 지혜롭게 타개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 이날을 이날답게 제대로 기린 자 누구인가? 사법부를 상징하는 천칭 기능이 실종된 시대, 그래서  만백성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믿음 사라지고 대한민국 법치가 무너져 내리고  만 건 아닐까. 태극기가 대로변에는 게양돼 있으나 과거 제헌절날 집집마다 내걸던 태극기를 게양한 집은 전혀 없고. 우리 국민 개개인에게는 헌법을 수호할 수 있는 막강한 힘, 투표권이 있으니 힘 모으면 우리가 이날 마침내 되살릴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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