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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24. 2024

불보사찰 통도사의 무게감

타국살이에서 돌아와 이십 수년만에 찾은 양산 통도사다.


저만치 늠름한 영취산 남쪽 등줄기가 믿음직스럽다.


갈매빛 자욱한 영취산 압도해 오는 배경이나 담담히 맞아주는 고찰의 의연스러움.


여전하구나, 대찰다운 풍모 묵직한 통도사.


영축산(영취산) 통도사는 이리저리 굽은 노송 운치로운 산문 입구부터 기운 예사롭지가 않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양산 통도사 무풍한송길은 통도 8경 중 제1 경이다.

이름도 운치로운 무풍한송길 양옆에는 수백 년 묵은 소나무 수천 그루가 바람 선율 따라 너울너울 학춤을 추고 있다.  


열반 소식을 먼 타국에서 듣게 된 월하 노선사께서 무량화라는 불명을 지어주신 인연뿐이랴.

첫 책을 내던 88년 여름 이런저런 인연 따라 죽서암 수안스님께 표지화를 받기도 했지만
아무튼 부산 살 적에는 걸핏하면 바람 쐬러  찾은 곳이 통도사다.

예전, 솔향 스며드는 오솔길은 이제 반대편에 차도가 휑하니 나있어 차를 타고 통도사 바로 앞까지 갈 수 있게 돼있다.


지만 당시만 해도 무풍한송길 근 십리를 걸어서 라야 통도사 산문에 닿을 수 있었다.

옆을 따르는 계류 더불어 영취산 마주하고 마음결 가다듬으며 걸어가던 그 길.


반석 위를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호젓한 숲길 휘적휘적 걸어가노라면 선계 이르는 줄 사다리가 내려올 것만 같은 환상마저 일렁였더랬는데.


영축총림 통도사는 법보사찰 해인사, 승보사찰 송광사와 더불어 삼보 사찰로 받드는 무게감 있는 가람이다.


영취산이 병풍처럼 싸안은 통도사 대웅전의 고풍 어린 수려함과 장엄함이 압도해 오는 경내.


단아한 동백나무 윤기로운 잎새에 내리는 아침 햇살이 양순하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으므로 통도사는 불보(佛寶) 사찰이라 한다.

해인사는 부처님 말씀이 새겨진 팔만대장경이 안치된 곳이라 법보(法寶) 사찰이다.

송광사는 16명의 국사 등 고승을 많이 배출해 승보(僧寶) 사찰이라 한다.


불보종찰(佛寶宗刹)이자 불지종찰(佛之宗刹) 고색창연한 대웅전에서는 아직도 그윽한 목향 스며 나는 듯하고, 남측 벽면 가득 훤히 열린 맞은편 금강계단 순백의 화강암에서 이는 빛 상서로웠다.


통일신라시대의 고색창연한 비각과 아담한 석탑에는 일월의 무게 따라 녹둣빛 돌이끼 도타웠고. 


신라 선덕여왕 15년(646년)에 자장율사가 왕명에 따라 통도사를 창건하고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 그리고 대장경을 봉안하였다.


율사인 자장이 여기서 주석하며 승려의 규범을 관장하고 법식(法式)을 가르치는 등 불법을 널리 전파하였다.

대웅전 뒤쪽에는 승려가 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수계 의식이 이루어지는 금강계단이 있다.

계단의 사리탑 속에는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했으므로 대웅전 안에는 따로이 불상을 모시지 않고 큰 불단만을 마련하였다.


장방형으로 쌓아 올린 금강계단 위에 종 모양의 석조물을 설치하여 사리를 모셨다.(출입제한 구역으로 특별한 재일에만 개방)

 대웅전 한 건물에 동쪽면으로는 대웅전 현판이, 서쪽 방향에는 대방광전 현판이,
남쪽 방향에는 금강계단, 북쪽면으로는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특히 금강계단의 편액 글씨는 흥선대원군의 친필로 유명하다.


이 대웅전과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로 지정되었다.


금강계단 앞 둥근 석조 구룡지에서는 여름내 연꽃 무성히 피어나 부처님께 꽃공양 올린다는데 우리가 찾은 시기는 만추.....

통도사라는 절 이름 역시 금강계단을 통하여 도를 얻는다는 의미와 진리를 깨달아 중생을 극락으로 이끈다는 의미에서 통도(通度)라고 하였다 한다.  


경내의 건물들은 대웅전 외에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大光明殿)을 비롯하여

영산전(靈山殿)·극락보전(極樂寶殿) 등 12개의 법당과 보광전(普光殿)·감로당(甘露堂) 외에 비각(碑閣)·천왕문(天王門)·불이문(不二門)·일주문(一柱門)·범종각(梵鐘閣) 등 65동 580여 칸에 달하는 대규모 사찰이다.


하많은 세월 쌓이는 동안 불자들이 적멸보궁 향해 바치는 간절한 발원에 귀 기울였을 석탑 돌이끼 푸르렀다.


법당마다 단청 낡아 섬세한 목조각 그대로 드러나 절로 합장 자세가 되었다.


특히 추녀의 섬세한 목조각에 고스란히 목리 드러난 극락보전의 장엄미라니.


불전사물인 범종(梵鐘), 운판(雲版), 목어(木魚), 법고(法鼓)를 놓아두는 범종각 단청만이 선연했다.


이 건물들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01년(선조 34)과 1641년(인조 19) 두 차례에 걸쳐 중수하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018년 6월 30일 영주 부석사 등과 함께 통도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통도사 입구 성보박물관은 대한민국 최초의 불교전문 박물관으로 6백 여점에 달하는 불교 회화를 소장하고 있다.


소재지는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이다.

사진 일부는 문화재 포털사이트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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