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디너, 가볍고 산뜻하게
by
무량화
Sep 8. 2024
아래로
가벼이 점심이나 저녁을 때울 수 있는 샐러드 카페가 서귀포에 문을 열었다.
육지에선 몇 년 전부터 인기몰이를 한 신종 맛집이다.
샐러드, 샌드위치, 디저트를 다루는 카페다.
웬만한 베이커리 카페나 파리바게뜨에서는 든든하게 한 끼 대용식이 되는 샌드위치는 내놓지 않는다.
다이어트족이 워낙 많아서일까.
비주얼만 그럴싸할 뿐 샌드위치마다 얇으레하거나 달달해 간식거리에 불과하다.
반면 이 집 샌드위치는 보기에도 내용면에서 무지 알차다.
베이커리 카페가 날로 번성하자 이에 질세라 샐러드 카페도 생길 법 하긴 하다.
모든 건 타이밍이다!
적당히 때맞춰 블루오션을 파고든 덕에 탄탄대로를 달리는 샐러드 카페다.
원래 샐러드 바란 이름의 업종은 미 동부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정착이 된 간이식당이다.
주로 도심 오피스 가에서 간편하게 먹는 런치 용으로, 필라델피아 다운타운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교민들이 주로 운영하는 비즈니스였으며 목만 잘 잡으면 경제적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한국인 이미지가 청결, 깔끔, 근면으로 인식돼 음식 중에도 싱싱한 재료를 다루는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았다.
성정이 깔끔한 편이라 믿을만한 데다 품질 신뢰할 만한 재료만 사용하니 한인 샐러드 바는 인기 상종가를 쳤다.
야채 구매부터 정성을 들여 새벽시장을 봐와야 물이 좋은 채소일 것임은 불문가지의 일.
매우 근면한 한국인이란 소문이 난대로 교민들은 새벽잠 줄여 어두울 때 이미 차 시동을 걸었다.
일찌감치 도매시장에 당도해 그날 들어와 유통되는 그 날치 상품 중에서도 최상의 재료를 사다가 장사를 했으니 단골이 늘 밖에.
샐러드 바를 중국인이나 인도인이 끼어들었다가는 번번 도태되기 일쑤였다.
한국교민들이 샐러드 바나 세탁소를 독점하다시피 하게 된 까닭은?
그만큼 미 동부에서는 청결한 민족, 하면 한국인이란 인식이 굳어 있었으니까.
투데이 통통 가맹점이 중앙 로터리에 있다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게 들어섰는 줄도 몰랐다.
그간 오래도록 누런색 페인팅이 된 던킨 도넛 가게였던 자리다.
언뜻 스쳐 지나면서 자그마한 규모라 아이스크림 가게인가 했는데 샐러드 카페임은, 시청 행사 때 쿠폰을 받아서 알게 됐다.
매장은 인테리어 심플하고 깨끗하며 비치된 시설물도 간단해 눈에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작은 테이블에 간편식 의자 몇 개, 실내가 좁아도 상관없는 것이 대개 주문배달이거나 테이크 아웃이다.
아차차~ 번번 잊어먹고 놓쳐버리기 일쑤듯 사진에 담기도 전에 파스타를 고루 뒤섞어버렸다.
잠깐 사진 한 장 찍고 파스타를 먹는 사이에 여러 사람이 드나들었다.
거의가 이삼십 대 젊은 여성들이었다.
식당에 앉아서 식사를 한 케이스는 단 한 팀, 모두 주문 배달 오토바이에 실리거나 즉석 주문해서 각자 포장해 들고나갔다.
1인당 만원 안팎으로 가격 착한 데다 내용물 풍부하고 맛 상큼해 젊은이들이 좋아할 조건들 구비됐다.
건강이 UP 될 듯한 신선한 재료 사용에 다양한 메뉴를 개발한 터라 올 때마다 새로운 걸 골라 먹는 재미도 있겠다.
지난번엔 목살 스테이크샐러드와 수비드 닭가슴살샐러드를 택했는데 오늘 우리는 칠리 토마토 파스타와 오일 버질 파스타를 주문했다.
두 종류 다 만 원 미만인 가격 대비 맛도 괜찮았고 양도 푸짐
, 옆집 황선생도 대만족이 다.
가벼운 지출로 포만감도 들고 산뜻하게 즐긴 저녁 외식.
건강식으로 깔끔하게 나눈 디너였다
.
면 종류로 한 끼 때우지 못하는 식성인지라 허구한 날 고집해 온 한정식을 대신할 정도로 내 취향에도 딱 맞다.
디저트 메뉴가 특히 다양하다.
중앙로터리 동쪽 버스정류장 앞에 위치했다.
keyword
샐러드
샌드위치
카페
1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무량화
직업
에세이스트
고희 지나니 만사 여유작작, 편안해서 좋다. 걷고 또 걸어다니며 바람 스치고 풀꽃 만나서 좋다.
구독자
61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감꽃 핀 감나무집에서 두루치기를
돔베고기 백반이 근고기보다 훨~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