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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사가 Oct 19. 2023

발리에서 40명의 형제가 생기다

'새로운 경험'에 나를 놓아둠_3

발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알아보고 있는데 친구 인스타 스토리에서 남들을 위해 일하는 뎁의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글을 쓰며 드는 생각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세 가지 경험에 이르도록 나를 이끌어주었다. 


뎁에게 메시지를 보내 보육원에서 저녁 만드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사람이 아니다. 지난번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할 때 보육원에 들렸던 기억이 좋았기 때문에 발리에서도 해보고 싶었다. 발리 아이들은 한국문화와 한국인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가면 아이들이 기뻐하겠지. 단순히 생각했다. 


우리는 보육원에 가기 전 식재료를 사러 시장으로 향했다. 뎁이 나에게 한국음식을 만들 거냐고 물었다. 요리 보조로 도와주게 될 줄 알았던 나는 잠시 주춤했지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응했다. 뎁이 나에게 음식은 잘하냐고 물었다. 내가 요리를 하면 우리 가족은 거의 먹지 않고 결국 내가 다 먹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오랜만에 요리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여 머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아이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찜닭, 야채와 면이 적절히 조화로운 잡채로 메뉴를 정했다. 보육원의 아이들 수는 대략 20명이었다. 처음으로 대량 음식 요리에 도전하게 되어 양이 맞는지 어떤 지도 모르고 장을 봤다. 당면이 없어 중국식 면으로 대체했고, 시금치는 비슷한 현지 채소로 대체했다. 


요리로 누군가를 감동시켜 본 적은 없지만 좋은 일을 위해 도전해 보았다.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는 세명의 중학생 친구들이 나를 도와주었다. 양념은 마늘과 간장, 설탕이 전부였다. 한 번에 두 가지 요리를, 그것도 대량으로 만들어야 했기에 쉽지 않았다. 배고픈 아이들에게 늦지 않게 밥을 차려줘야겠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였다. 발리에 와서 가장 집중하여 무언가를 달성한 시간이었다. 


끓는 물 확인했다가 야채 깍둑썰기하라고 지시했다가 마늘 다졌다가. 찹찹찹 


요리가 완성되고 모든 아이들이 식탁에 모여 앉았다. 초등학생부터 20살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아이들이 모두 나왔다. 동그랗고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들…. 천사 같은 얼굴의 아이들이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나는 내 음식을 먹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 친구가 이렇게 맛있는데 가족들의 혀가 이상한 것 같다고 나를 옹호해 줬다. 뎁이 내가 시장에 가던 길에 했던 말을 아이들에게 해줬나 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어주는데 오히려 내가 더 고맙고 기쁘고 뿌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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