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에 나를 놓아둠_2
지난번 발리 봉사활동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좋은 정보를 발견했다. 호스트의 일을 도와주고 숙소를 제공받는 시스템인 워크어웨이(Workaway)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돈을 벌며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궁금했었는데 수익을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장기여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숙박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기뻤다.
대부분 영어를 가르쳐주는 봉사를 필요로 했지만 몇몇 사이트는 페인팅이나 공사를 돕는 활동도 있었다. 나는 발리의 발리안 비치(Balian Beach) 쪽에 있는 샹카리 예술가들의 집 (Shankari Artists Sanctuary, ‘샹카리 하우스’로 부르겠다)에서 5일간 머물렀다. 샹카리 하우스는 현재 보수 공사 중으로 봉사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하루 네 시간 바닥 타일 공사 작업을 도우면 숙소를 제공받았다. 함께 지냈던 친구들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터키, 미국, 캐나다에서 온 여행자들이었고 주인 샹카리는 호주 사람이었다.
일이 없는 오전에는 숙소 앞 호수에서 수영을 하거나 각자 볼일을 봤다. 나는 보통 거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는 함께 장을 보러 가거나 저녁을 먹고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기도 했다. 동네의 작은 나이트 마켓에 함께 가기도 했는데, 샹카리 하우스는 작은 동네에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은 우리 봉사자들 뿐이었다.
마지막 날인 금요일에는 호스트 샹카리가 우리를 위해 비건 음식을 마련해 줘서 모두 모여 저녁을 먹고 각자 준비한 장기자랑도 선보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포크댄스를 준비한 친구, 줌바댄스를 준비한 친구, 다 같이 협동하는 게임을 준비한 친구도 있었다. 나는 아리랑을 불렀다. 이 시간이 너무 건전하고 아름다웠다. 다 같이 웃으며 춤도 추고 게임도 하니 더 가까워졌다.
가끔 다른 사람들이 전해 주는 메시지는 마치 우주가 전달해 주는 메시지 같다. 샹카리 하우스에서도 예상치 못하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힌트가 되는 메시지를 친구들로부터 전달받았다.
이탈리아 친구 에일린이 우붓을 예술적인 지역이라며 내 그림을 전시할 지역으로 추천해 줘서 발리의 한 티룸에 컨택을 해서 나의 첫 전시가 성사되었다.
에콰도르 친구 테파가 나의 그림을 보고 자신에게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처음으로 학생을 가르쳐보았다. 처음 미술 강사로서의 경험이 생겼으니 다음번에는 조금 더 편하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 친구 니냐는 여행을 하며 동영상 편집일을 하고 있었는데 니냐와 대화를 나눠보고 나도 나중에 여행을 하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걸로 돈을 벌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한국에 돌아와 바로 준비했고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워크어웨이는 여행경비도 아끼면서 다른 나라 친구들도 쉽게 사귈 수 있는 장기여행자에게 좋은 여행 수단 중 하나다. 누가 알까. 나처럼 워크어웨이에서 만난 친구들이 내 고민에 대한 힌트를 주는 요정들 일지
워크어웨이와 비슷한 시스템으로는 Backpacker가 있다고 하니 나처럼 장기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은 참고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