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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Mar 27. 2024

[쓰밤발오1] 쓰는 건 밤에 발행은 오전에

 


브런치스토리는 내게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라는 알림을 종종 보낸다. 솔직히 알림을 받을 때마다 좀 짜증 났다. 아 누구 놀리냐고. 그게 말만큼 쉬운 게 아니라고요. 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읽은 책들, 봤던 유튜브 영상들 모두 브런치스토리와 같은 말을 한다. 글은 매일 써야 더 잘 써진단다. 내 생각과 감정을 글로 더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은데, 문제는 도둑놈 심보도 한결같아서 매일 안 쓰고도 글을 잘 쓰는 능력을 갖고 싶다. 아니, 겁쟁이 심보라는 말이 더 맞으려나? 글을 훈련하는 여정에서 어떠한 자괴감도 느끼지 않고 싶었으니 말이다.


다른 플랫폼보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것이 조금 더 겁이 나긴 했다. 내가 내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든 작가라는 자격이 주어졌으니 뭐라도 써도 될 것 같은 마음과 자격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곳인데 내가 너무 못 쓴 글을 내놓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마음이 공존했다. 늘 후자의 마음이 승리하다가 어제 자기 전 웬일로 벼랑 끝에서 쥐가 고양이에게 덤비겠다는 열정이 솟았다. 그래,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플랫폼에 도전한다.


어떤 주제나 콘셉트를 잡아야 사람들에게 많이 읽힐까 10분 고민하다가 때려치웠다. 이 고민은 어떤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분명 글쓰기의 진입장벽을 높이기만 할 뿐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글 쓰는 연습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거늘 어찌 쓸데없는 고민으로 시작을 방해하는 것이냐. 하며 접었다. 무모하게 시작하고 다듬으면 된다. 일단 하고 보자. 제발.


그래서 글을 쓰고 발행하는 시간대만 정하고 아무 말을 하기로 했다. 분명 브런치가 나한테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며 으름장을 놓으면서 다짐했다. 이 연습과정에서 내가 자괴감이 느껴질 때면 브런치를 탓할 것이다. 분량도 정해놓지 않을 것이다. 그냥 밤에 쓰고, 그래도 발행하는 글이니 아침에 수정하고 발행할 것이다. 매일매일.


그러면 어느 날에는 글로 3대 300은 칠 날이 오지 않을까?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밤, 오늘부터 시작이다.


편법 없겠지? 늘 그렇듯 가장 정직한 길이 제일 빠른 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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