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할 때 쓰는 첫마디
"권작 잘 지내? 아기는 잘 크고?"
메시지 창에서 이 한 줄이 뜨면
열어보기 전 여러 마음이 설레발을 친다.
'급하게 프로젝트가 생겼나? 무슨 부탁을 할까?'
일이면 좋은데 빨리 투입되거나 마감날짜가 말도 안 되면 어쩌나. 아기 하원은 어떡하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열어보는데
"조심스럽게 부탁이 하나 있어."
아이가 옆에서 폰을 달라고 난리를 치지만 내 마음은 이미 단단한 전투복을 입을 준비를 한다.
"민주당 경선 중이잖아. 난 *** 후보가 참 싫어서..."
순간 아쉬움과 함께 웃음이 났다. 특정 후보가 너무 싫어서 선거인단 로그인 후 투표를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미안하지만 정말 뜻을 모으자는 의지가 느껴졌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정(치). 알. 못이지만
어느 정도 호불호는 있기에 간단한 입력 후 찬반 투표를 했다. 빠른 행동력에 초콜릿 선물도 받았다.
결혼식 이후 소식이 궁금한 선배였기에 이런 식의 인사도 나쁘지 않았다. 전화보다 귀여운 손가락 부탁, 메시지 한 줄에 마음이 철렁하기도 하고 뜨듯하게 데워지기도 한다.
오늘은 어떤 톡을 했나. 어떤 말이 내 마음에 오래 머무나에 대해 쓰는 공간을 만들어 보았다.
아무것도 아닌 날이 누군가의 톡으로 기분이 바뀌고 한 줄 발랄한 알림음이 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