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깨운 고객의 한마디

by 봄날의 옥토

나는 은행원이다.
최근 부서 이동과 휴직이 이어지면서 약 3년 동안 예금 창구 업무를 하지 못했다.

복직 후 오랜만에 예금 업무를 다시 맡게 되었을 때,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오랫동안 쉬었던 터라 업무가 잘 기억나지 않거나, 혹시 실수라도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일할 수 있으려면 다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복잡한 업무나 낯선 상황을 마주칠 때면 살짝 당황하곤 했다.

지난주가 그랬다.
한 고객이 창구에 앉아 원하는 업무를 요청했는데, 예전에도 자주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바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지만, 당황한 기색을 들키지 않으려고 연신 미소를 짓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벌었다.
그 사이 이리저리 거래 화면을 찾아다녔다.
‘여긴가? 아니야… 어디였더라….’
다행히 곧 기억이 되살아나 무사히 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고객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자,
고객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직원분께서 아주 친절하고 침착하게 업무를 잘 처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순간 마음이 뭉클했다.
사실 나는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라, 평소엔 업무를 빠르고 정확히 처리하는 데만 집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고객과 자연스럽게 유대감을 쌓는 데에는 늘 아쉬움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날 이후로 생각했다.
앞으로 고객과의 만남을 더 소중히 여기고, 편안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다가가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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