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오늘 왜 사는지 궁금했을 뿐인데
어제 합정역 근처에서 서평 쓰기 강의를 듣고 왔다.
강의의 주제는 읽고 쓰는 삶이었다.
읽고 쓰는 삶은 이미 내 삶의 일부처럼 다가왔는데, 윤정 칼럼니스트님께서 질문을 하시더라.
" 왜 읽고 써요? "
나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내가 읽는 것은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한 앎을 위해서 읽는다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세상 또는 내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생각들이 읽는 세상 속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 아닐는지.. 또는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읽는다고도 했다.
내가 쓰는 삶은 처음엔 쓰는 허영심. 남에게 좀 있어 보이는 지적 허영심으로 쓰기를 시작했다.
허나 지금은 나의 내면에 있는 생각을 알기 위해. 어찌 보면 나를 알기 위해 쓰는 것들이 더 많다.
쓰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쓰다가 문득 어떤 깨달음이 오기도 하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워 쓰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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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북칼럼니스트님께서는 왜 읽고 왜 쓰냐는 질문을 당신이 받았을 때 즉시 대답을 하지 못하셨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그 행위에 대한 질문이 자신에게는 '왜 사냐'는 질문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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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나는 나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왜 사냐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네이버에 '왜 살지'를 검색했는데
곧바로 아래와 같이 떴다.
네이버에서는 왜 살지로 물어보면 이 사람이 우울증이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인식이 되어있었나 보다.
나는 어떤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이유에 대해, 사람이 사는 목적과 이유가 궁금하여 찾아보았을 뿐인데, 오늘 나에게 인상 깊은 시간을 남겨준 화면 창었기에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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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
어릴 적엔 부모님이 나를 어쩔 수 없이 낳아주셔서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그냥 사는 거라 생각하며 살기도 했었다.
20대에는 나라는 존재,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답답함이 밀려와,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방향에 대해 수없이 많은 고민과 방황을 했던 적도 있다.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은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오늘 나에게 물어본 질문은 20대와는 또 다르다.
태어나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목적과 이유도 잘 모르면서 살아왔다고 느껴지는 오늘이다.
책속에서는 어떤 사명감과 소명의식, 보람, 가치를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또는 나를 증명하기 위해서 살라고들 하는데..
책이나 좋은 말등을 다 떠나서 나는 왜 사는 걸까?
시간의 유한함 속에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한 가지 답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