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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Feb 16. 2019

교사의 행정업무

나와 관련된 업무를 중심으로

                                                                                                                                           

나는 현재 경기도 공립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음악교사로서, 2009년부터 시작된 나의 업이 어느덧 10년 가까이 되었다.

어느 날 학교 앞 내가 자주 가는 단골 카페 사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학교의 행정업무는 행정실에서 하는 거 아닌가? 교사는 수업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해보니 나도 학생일 때 교사는 가르치는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사회에 들어와 보니 교사들마다 하나씩 학교의 행정업무들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부서별로 나뉘어 있다.
'교무부, 학생부, 정보부, 학년부, 예체능부, 연구부, 평가부...' 맞다.... 학창 시절에 봤던 것이었다.
왜... 몰랐을까?? 모르는 게 당연한 거겠지..?라는 얼도 당토 않은 변명을 하며.. 2018년 나의 행정업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우리 학교에서 담임교사는 행정업무를 하지 않는다.(이는 학교마다 다르다)

전적으로 학급운영에만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인데, 이러다 보니 행정담당 업무 중 업무강도가 과도하게 몰려있는 곳이 있어, 담임교사를 선호하는 분들이 더 많다.  


 2018년도 복직 전 업무분장과 관련하여 어떤 것이든 주어진대로 다하겠다고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나를 학생 안전 자치부에, 그중 학생자치와 안전 관련 업무를 하도록 배정하셨다. (교사 기피업무 중 하나)

 그래도 어쩌겠냐..

 이미 엎질러진 그 차가운 물을 내가 다 닦아야 한다는 한해라는 것을.. 각오하며 그 누구보다 행정업무에 올인하며 살다시피 했다. 작년 나의 한해 업무는 다음과 같다.   

1. 학생자치 업무
학생 자치 관련 업무는 학생회와 관련된 업무인데 자잘한 학생증 발급부터 교복 선정, 학생회 임원 캠프, 축제행사 업무까지 있다. 주로 학생활동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내가 해야 하는 것인데, 교사 인원 수와 학교의 업무분장에 따라 자치업무를 나누어 할 수도 있다.


1) 학생증 발급 - 3월 초 1학년 신입생들의 학생증을 발급해주기 위해 학생증 사진과 명렬표를 받아 업체에 넘기고 배부하며, 금액을 산정하고 물품을 품위 하는 일까지 함.


2) 학생임원 당선증 배부 - 1,2학기 학급 회장 부회장 임원들 명단을 받아 상장을 만들어 각 반에 배부.

 3) 학생회 업무 일 추진 -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일들을 보조한다. 대임원 회의, 토론회, 캠페인 주간에
 학생회들이 필요한 물품도 품위 하고, 회의시간 주요 안건들도 확인함.


4) 전교 학생회장 선거-  전교 회장 부회장 선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한다. 학생 회중 선거관리위원회  학생들과 함께 함.


5) 학생회 리더십 캠프- 2018에 새로 선출된 학생회 임원들을 위한 리더십 캠프를 계획하고 진행.
                         올해는 2일 동안 진행됨(무박)  


6) 교복 선정 및 생활복 업무 보조 - 학교주관 공동구매로 추진하여 내년 신입생을 위해 교복업체를 선정


7) 학교 축제 -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교생 축제 계획 수립 및 실행.



2. 안전 업무
1) 매월 안전점검 계획 수립 - 매월 안전점검계획을 수립하고 보고함.


2) 안전훈련 실시 - 전국 을지훈련, 비상대피, 화재훈련, 지진대피 훈련과 관련된 일 모두 주관


3) 안전 관련 집계 보고 제출 - 안전과 관련된 모든 공문 제출(자료 집계 시스템 포함)
안전업무는 공문처리가 생각보다 많다...


3. 음악 행정 업무처리

1) 수업 재료 신청 품의

2) 악기 구입 및 악기수리

이거는 하다 보니 정말 별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행정처리를 위해선 교사들도 똑같이 회사와 같이 계획을 수립하여 계획서를 작성하고 결재를 받아야 한다. 이는 대부분 전자문서로 진행한다. 주로 결재 라인은 부장-교감-교장의 결재를 거치며, 돈이 집행되어야 하는 과정에는 행정실장의 협조를 추가한다.

내가 작년에 기안한 결재 건은 총 111건이었다. 결재 간소화로 보고한 것까지 합치면 130건 정도 될 듯하다.


위와 같은 행정업무를 하다 보면 학교에서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없어, 새벽에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엔 행정업무가 많다 보니 수업을 하는 교사라는 느낌보다는 '행정 업무 처리하러 온 공무원인가?'라는 생각을 1년 내내 달며 살았다.

'이참에 5급 공무원 시험 한번 볼까나...?' 하며 시시콜콜한 농담을 때때로 했지만, 사실은 깊은 빡침이 내 가슴속에 박혀있었다.  

사실 교사는 수업이 우선이고, 학생들을 어떻게 보살펴야 할지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요즘은 교사의 행정업무를 경감하기 위해 실무사가 각 학교마다 있는데, 이분들이 주로 기안문을 올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우리 학교는 아직은 먼 훗날의 일인 듯하다. 어쩌다 보니 수업을 자꾸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오기가 생겨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2018년 한 해가 나에게 있어선 많은 배움이 있던 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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