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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와피아노 Aug 26. 2023

내가 밤을 새다니...

밀크티 때문일 거야!!

피곤한 하루였다. 아침부터 쉴 새 없이 왔다 갔다였는데 갑자기 생긴 저녁 약속에 나는 남편을 따라나서야 했다. 6시 반이면 집에 아무리 일찍 들어와도 9시인데... 그런데 9시에 카페에서 나와 산책하고 집에 들어오니 10시! 한 시간 넘는 인터넷 강의 한 강좌를 들어야 하는데 하면서 컴퓨터 앞에 앉은 시각이 11시. 이거 저거 하다가 강의 듣기 시작한 게 11시 반. 미래 책방 주인이 되고자 듣는 강의라 흥미 있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집중해 듣다가 눈을 뜨고 보니 바닥에 누워 있었다. 벌써 새벽 1시가 넘었다. 인강도 끝나버렸다. 아휴~ 이제 걍 자야겠다.


어라, 자꾸 뒤척인다. 오른쪽으로 돌고, 왼쪽으로 돌아도 잠이 안 온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아까 밀크티에 카페인이 있었나? 언제부터인가 저녁에 마신 카페인이 나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오늘도 망했구나ㅜㅜ 


일어나 성경 녹음한 거 몇 편 편집하다가 아차 했다. 매월 말이면 피아노 레슨 아이들 학부모님께 편지를 써서 보내는데 그날이 오늘이었다. 몇 안 되는 아이들이라도 글을 쓰려다 보면 말이 많아진다. 아이들에 대한 나의 애정이 깊어서, 그리고 학부모들과의 끈끈한 유대 관계로 알림장이 아닌 진짜 편지가 되는 시간. 나에게는 은은한 미소가 번지는 시간~


다 마친 시각이 새벽 4시 반! 아~ 오늘 스케줄도 장난 아닌데. 오늘은 교회 수련회를 속초로 가는 날인데 아침부터 패들 보드 교육에, 카누팀 점심 약속도 있다. 이후 출발하면 2시간 운전을 해야 하고. 수련회니 쉴 수도 없을 테고. 아~ 정말 망했는데 잠.이.안.온.다. 누우면 바로 잠들어버리는 나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세월이 언제 이렇게 흘렀나? 예전에 외국에 있을 때 엄마가 잠 안 온다며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곤 했었는데. 어떻게 잠이 안 올 수 있을까 했는데. 엄마는 이메일이라도 보낼 딸이라도 있지만, 나는 그런 것도 없으니... 아니, 우리 학생들에게 편지를 썼구나. 잠 못 드는 엄마 나이가 되어버렸구나... 아냐, 밀크티의 카페인 때문이야. 이제 진짜로 자야겠다~


억지로 침대에서 뮝기적 거렸다면 짜증 폭발이었을 텐데 그래도 뭔가 해 놓은 게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머, 오전 5시란다. 그래도 눈을 붙여봐야겠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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