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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 Dec 13. 2024

브런치 작가로 만나는 너와의 동행

친구야 브런치에서 만나!


계속되는 추위에 몸을 잔뜩 웅크리며 옷깃을 더 꽉꽉 여미고 추위가 끔찍하게 싫지만 지난번 같은 무서운 폭설이 내리지 않음에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안부를 전해!


친구야 한 주 동안 잘 지냈지? 나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을 마치 게임 미션을 수행하듯 해치우면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일주일이 지나가 버렸어. 시어머니가 아프셔서 3일 내내 병원에 다니셔야 했기에 가족들이 번갈아 다니느라 스케줄 조율하고 그런 정신없는 와중에 중학생 아이에게는 자잘한 여러 가지 일이 생겼지. 이런저런 일들을 수습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너에게 연락도 제대로 못했더라. 어쩌면 하루를 무사히 큰 일 없이 지나가는 것도 큰 행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 일 없이 눈을 뜨고 각자의 일상을 무탈히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편히 정리하고 잠드는 이 보통의 일과들이 새삼 소중하게 여겨졌던 한 주가 조금씩 지나고 있어.


힘든 혼란 속에서도 폭풍우를 잠재우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마음의 상처들을 글로 풀어내는 순간들이 위로가 되어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 월요일엔 시를, 수요일엔 일상을, 금요일엔 너에게 편지를 쓰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짊어지고 있던 고통과 상처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몰입의 순간을 맞이하는 글쓰기 시간만큼은 내 일상 중 편안하고 소중한 시간이 되어버렸어. 이래서 우리가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이어나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 너도 나와 전부 똑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하게나마 글로 위로받고 글을 쓰는 순간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이렇게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열심히 글은 쓴 적이 있었나 새삼스레 다시 생각해 봤어. 나는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하지 않았고 어릴 때 종종 열리던 백일장에서 억지로 써냈던 기억만 떠오르더라고. 글을 쓰며 느끼는 즐거움이나 글로 탄생한 내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기쁨보다 억지로 글로 써서 표현해야 했던 글쓰기가 나름 고된 시간이었던 것 같아. 대학을 준비할 때 신문을 읽고 스크랩하면서 논술시험 준비를 할 때에도, 대학원에서 회사에서 계속 써야 하는 논문을 쓸 때에도 왜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고 어려우면서도 글 쓰는 시간이 고역으로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즐겁고 신나게 써나가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봐.


우리가 브런치 작가가 되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는 선택을 비슷한 시기에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잊힌 채 먼 길을 돌아서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 다른 고등학교 때 친구들처럼 말이야. 오랜 추억 속 이야기와 지인들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어 풀어놓고 깔깔대며 즐거워하는 우리의 모습도 꿈에서조차 상상조차 못 했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더라. 이젠 너와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즐겁고 소중해서 ’ 만약에 우리가 만나지 못했더라면..‘이라고 상상하는 것조차 싫어졌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듯 살아가던 생활은 여전하지만 글을 쓰면서 무거웠던 마음을 덜어낼 수 있고 이야기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는 요즘이야. 한 발 내딛다 넘어지면 상처를 부둥켜안고 웅크리는 날들이 많아지고, 다시 힘을 내 나아가다 또 넘어지면 방향을 잃고 방황하게 되는 순간의 연속 안에서 항상 살았어. 그렇게 서서히 지쳐서 주저앉고만 싶을 때 꿋꿋이 또다시 설 수 있게 힘을 실어줘서 고마워. 힘든 이야기 투정 부리는 것까지 다 들어주고 항상 내 편에서 잘한다 잘하고 있다고 용기를 주어서, 새롭게 다시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을 아낌없이 보내주어서 다시 브런치로 돌아와 글을 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고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지는 순간들의 연속이기에 글을 쓰면서도 두려움과 걱정, 아쉬움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있지만 포기하지는 않으려고 해


네가 건네는 위로 한 마디, 용기 한 마디가 춥고 시린 마음의 따뜻한 온기가 되어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하던 손을 녹여줘서 고마움을 가득 담아 오늘의 편지를 마무리하려 해. 앞으로도 우리에게 큰 역경과 시련이 펼쳐지더라도 서로를 의미하면서 계속 앞으로 나가보자. 네가 앞으로 쭉쭉 나가고 있어서 나도 열심히 따라가 볼게! 아프지 말고 곧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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