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u Jan 16. 2024

유지어터의 몸부림 생야채 간식열전

야채 스틱이 봉지봉지


모든 여인들의 평생 숙제 다이어트. 누구에게는 새해 계획이자 평생의 염원이기도 누구에는 성공의 짜릿한 기쁨을 맛 보여주고 누구에게는 끊임없는 도전이다. 모든 게 해당되는 사람이기에 다이어트 생활자 평생 유지어터로 살게 될 운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개인적인 다이어트의 역사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 진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릴 때 너무 말라서 별명이 ‘막대기’였고 바람이 세게불면 날아가니 돌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라는 학원 선생님의 농담을 들을 정도로 말랐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도시락 4개에 간식까지 먹어가며 하루종일 0교시부터 야자까지 하느라 교실에서 앉아만 지내야 했기에 몸무게는 점점 불어나 졸업식에서는 내가 아닌 내가 되어있었다. 대학에 가서 살이 빠졌지만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며 살이 찌자 다이어트방을 다니며 극하게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나서 취직과 결혼을 마쳤다. 임신과 출산으로 또다시 불어난 몸무게는 둘째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서야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늘어난 숫자를 줄일 수 있었다.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고 개인 pt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으로는 전혀 다이어트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탄수화물이나 간식을 줄인 배고픔을 달랠 주전부리가 필요했다. 아이들을 키우며 급격하게 나빠진 허리 덕에 선택한 운동 필라테스, 강사님이 알려주신 간식은 바로 ‘양배추’였다.

“미리 양배추를 썰어 물기를 빼고 봉지봉지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세요. 그러다 배가 고프면 다른 간식 드시지 마시고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고 씹는 걸 습관들이세요! 칼로리도 낮지만 위에 좋은 음식이라 더 추천드려요!”

처음엔 그래서 배고픔이 사라질까? 의문이 들었지만 한 번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 온 양배추 한 통을 다 썰었다. 출출할 즈음 봉지를 꺼내 썰어 둔 양배추 조각들을 입에 밀어 넣어 씹었다. 포만감이 들지 않아도 입안에 무엇인가 씹히는 것만으로도 주전부리로 안성맞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는 습관처럼 썰어 넣어두고 틈틈이 먹고 있다.


아름다운 야채의 향연  <출처 : unspalsh>




입이 짧고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는 즐겨 먹는 남편이 너무 답답했다. 건강식을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자란 터라 조미료도 천연으로 만들어 쓰실 정도고 육류도 잘 안 드시는 편인데 남편과 시댁은 건강과 상관없이 맛있는 걸 실컷 먹자는 분위기여서 내가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대신 내 아이들이라도 야채 과일을 즐기게 하고 싶었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청경채, 브로콜리 같은 아이들이 피하는 재료를 많이 썼고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고기뿐 아니라 나물과 과일을 많이 먹였다. 특히 간식도 과자보다는 스틱 야채를 주로 만들어서 아이들과 같이 먹었는데 당근, 오이, 파프리카는 손쉽고 아이들도 좋아했다. 야채를 썰고 있으면 어느샌가 한 명씩 와서 몇 개씩 집어먹고 가고 상을 차리고 있으면 서서도 집어 먹는 아이들 심지어 브로콜리도 데쳐놓기가 무섭게 달려와서 맨입으로 둘이서 막 집어 먹어 버리니 이만하면 야채를 즐기는 아이들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맛있고 예쁜 야채 한 가득 <출처 : unspalsh>



한국인에게는 밥이 꼭 필요하다. 어른들은 밥 국 밑반찬들과 김치가 매 끼마다 밥상에 올라갔다. 친구들과 만나도 밥을 먹어야 끼니를 때운 것 같다는 말씀들을 하시고 또래들도 “빵이나 과일은 간식이고 밥을 먹어야 제대로 식사한 거지!”라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요새 젊은 세대들이나 아이 엄마들도 브런치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기 좋고 예쁘게 담긴 건강한 음식을 사진으로도 남기고 맛있게 신선함을 먹는 느낌이라서 아닐까?


‘단순히 생야채 만을 무슨 맛으로 먹어?‘라고 반문할 수 있다. 각종 소스로 버무려진 야채도 맛있고 소시지나 토스트 같은 메인 음식의 가니쉬로 먹는 야채들도 물론 맛있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지만 야채 본연의 맛을 느끼기는 힘들다. 물론 생야채의 맛 자체를 싫어하거나 거부감이 드는 경우는 올리브 오일이나 오리엔탈 소스, 유자 소스 등 다양한 소스를 뿌려 먹거나 같이 먹는 메인 디쉬와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야채뿐 아니라 음식의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간을 안 하거나 소스를 먹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모든 사람의 입맛이 다르니 강요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간편하고 건강한 음식은 나이 듦에 따라 더 원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럴 때 한번쯤은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