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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 Jan 21. 2024

아들이 모르게 하라!

숨겨놓고 즐기는 엄마의 달콤상자


“엄마~ 뭐 먹어? 같이 먹자!!”

해맑게 외치는 이 말은 큰 아들 단골 멘트다. 식탐과 먹성을 두루 갖춘 아들은 콩만 한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무언가 먹으려는 순간을 지나친 적이 없다. 너무 예민해서 수면 시간도 매우 짧은 데다 그냥 껌딱지가 아니라 항상 엄마와 한 몸이 되어야 하는 아이였다. 엄마가 먹고 자는 걸 일부러 막는가 싶을 정도로 잠 좀 자려고 하면 일어나 깨우고 멀 좀 먹으려 하면 빛의 속도로 다가와 눈을 반짝이며 외쳐 부른다. “엄마 같이 먹자~~~” 


자기가 먹을 거 혼자 다 먹고도 엄마 것도 나눠 먹자고 욕심을 부려대니 이게 말이냐! 가끔을 울컥해서 “너는 엄마가 머 먹지를 못하게 하니! 찬물도 애들 앞에서 마시지 말라더니!” 랩 하듯 웅얼거리지만 어느새 음식은 내손을 떠나 아들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이런 언행불일치 상황의 반복일 뿐이다.


<출처 : unsplash >에서 찾은 sweeties


아무리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들이 먹는 게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좋다지만 나도 양보만 하고 못 먹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간식 좋아한다고 나도 달달이 먹을 줄 안단말이다. 매번 같이 먹다 보면 혼자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엄마가 돼서 아이한테 양보할 수 있다 당연하다. 맛있는 게 있으면 혼자 먹어가며 아이들을 안 주는가? 정 반대다. 아이들 주느라 내가 먹고 싶은 것도 양보하고 아이들 잘 먹는 걸 보면 어느새 나는 끼니나 간식쯤은 뛰어넘기 일쑤였다. 주변에서 애들만 먹이고 엄마는 맨날 굶고 다니는 것 같다고 챙겨 먹으라고 타박받는 일이 종종 있을 정도인데...


어쩌다 한번 먹으려던 걸 중간에 스틸당하는 기분이 어떤지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리 잘 숨겨놓는다 한들 귀신같은 아들은 높고 깊은 장소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 찾아낸다. ”엄마 여기 숨긴다고 내가 못 찾을 줄 알았지? “ 그래 내가 졌다. 그런데 좀 허탈하다. 베란다 깊숙이 숨겨놓은 것까지 뒤져가며 찾아 먹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끝도 없이 먹으려는 아이를 보며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정말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엄마는 내가 먹는 게 싫어? 내가 먹는 게 그렇게 아까운 거야? “ 머리 꼭대기에 있구나 네가. 아 진짜 입을 봉해주고 싶다 아들아!


이쯤 되면 나도 슬슬 오기가 생긴다. 다른 방도를 찾아 헤매다 찾은 마지막 종착지는 바로 나의 상징 보부상 가방 속! 항상 도서관에 가지고 다니는 아이패드와 프린트물 공부할 교재와 읽을 책, 바느질거리까지 꽉꽉 채워 다니는데 개인물건은 허락 없이 만지면 안된다 엄포를 놓았기에 다행히 막 열어 뒤져보지 않는다. 가방에 달린 작은 주머니 제일 안쪽에 아이들 몰래 산 달달이를 두세 개씩 넣어두고 다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혹은 홀로 이동 중에 너무 출출하면 입에 쓰윽 넣어본다. 혼자서 달달이 하나 먹는 일이 이다지도 행복한 일이 될 줄이야


다이소에 진열된 최애 아이템들



학창 시절에는 학교 앞 문구점에서 달달한 간식을 많이 사 먹었던 즐거운 기억이 있다. 문방구 아저씨가 연탄불에 구워주시던 호박 꿀맛나, 쫀듸기 들고 다니며 먹던 짝꿍, 아폴로, 피져 뽑기처럼 동전 넣고 돌리면 쏟아져서 손바닥으로 가득 받아먹던 꾀돌이, 논두렁 등 그날그날 먹고 싶은 거 한두 가지씩 사 먹던 즐거움. 불량 식품이라며 먹는 그림자만 봐도 질색하던 엄마 눈을 피해 혼자 즐기던 그 기분과 스릴이란


대학생이 되고 친구들과 춤추러 다닐 때 유행처럼 입에 늘 넣고 다니던 막대사탕의 대표주자 츄파춥스, 캐러멜 계의 (주관적) 쌍두마차 새콤달콤 vs 마이쮸, 종류도 다양한 독일 출신 하리보 젤리, 아이들이 즐겨 먹던 왕 꿈틀이 등 맛있는 달달이 간식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한눈에 들어오고 다른 마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이소 간식 코너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비밀 창고를 채우러 슬슬 간식 사냥을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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