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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 Mar 01. 2024

캐나다 겨울살이 아이들이 먹은 건?

한국인가 캐나다인가



잠시 머무르던 토론토를 떠나 한달살이를 위해 런던으로 가기 전 캐나다 음식을 한번 경험해 보고자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세인트 로렌스 마켓을 방문했다. 2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토론토 최대의 재래시장이라고 한다. 어디 가든 여행지의 매력은 재래시장이 아닐까? 워낙 유명한 곳이라 관광객들이 많이 가본다고 하니 우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주변 건물과 다르게 돔 하우스처럼 보이기도 하고 약간 가건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곳이 마켓이라고 한다. 새로운 곳에 가면 일단 탐색부터 해야 한다. 어떤 매장들이 있는지 어떤 음식이 있는지 먼저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엄마의 계획과는 다르게 언제 어디서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엄마 배고파” “엄마 우리 점심 뭐 먹어” “여긴 어디야” “왜 여기 왔어?” 입을 쉬지 않고 떠들어대며 난리가 났지만 일단 진정 좀 하고 구경 좀 하자 이놈들아!!




일단 진정하고 마켓 안으로 들어가 매장을 둘러보니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메뉴와 음식이 많아서 셋 다 눈이 휘둥그레져서 연신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치즈를 좋아하는 막내는 한국에서 사 먹던 납작하고 네모난 치즈만 보다가 동그랗고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치즈들을 보고 한동안 넋이 나가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여러 매장들을 구경하며 둘러보다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들이 있는 곳을 발견해 자리를 잡았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큰 아이는 무조건 햄버거 드신대서 간단한데 햄버거를 못 먹는 막내는 고민 끝에 소시지와 고기가 들어있는 밥을 골랐다. 아이들이 점심을 먹는 동안 특이한 메뉴를 발견하고 보니 ‘푸틴’이라는 이름의 감자튀김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익숙한 러시아 그분 아니고 캐나다의 음식 이름이다. 캐나다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유명한 음식이라기에 일단 하나 사봤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감자튀김은 기름에 튀겨서 소금을 살살 뿌려 먹는 게 일반적인데 푸틴은 소금을 뿌리는 대신 치즈 커드를 올리고 뜨거운 그레이비소스를 뿌려서 먹는 캐나다 대표 음식이라고 한다. 계속 사람들이 오가며 많이들 사서 맛있게 먹는데 내 입맛에는 소금 뿌린 감자튀김이 더 잘 맞는 거 같다.



<이 아이가 푸틴!>




토론토에서 두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런던. 한 달을 지낼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은 먹고 왔으니 저녁부터 한 달 동안 먹을 음식과 필요한 생필품 몇 가지를 사야 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형마트가 있다고 했다. 필요한 것도 사고 캐나다는 어떻게 생겼나 뭘 팔고 있나 구경해 보자.


마트에서 파는 물품이야 식재료와 완성된 음식들이나 생필품을 팔지만 종류나 모양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것들이 많아 갈 때마다 신기했다. 특히 당근은 우리가 한국서 먹던 굵고 짧은 흙당근이 아닌 만화에서 나올법한 가늘고 길고 초록색머리털이 긴 모양. 맛은 물론 비슷하지만 마트서 볼 때마다 신기해서 한 번 구입해서 먹어봤다. 과일도 크게 차이 나는 건 없어서 갈 때마다 아이들이 먹고 싶은 걸로 골라서 조금씩 사다 먹었다. 그때는 남편 없이 아이들을 챙기는데 급급해서 물가가 어떤지도 잘 모르고 그저 좋아하는 걸로 조금씩 사서 먹이곤 했다. 사과 색이 다양해서 신기해하는 사과귀신 막내에게 색깔별로 사 먹어보기를 권했으나 칼같이 자른다. 자기는 빨간 사과와 초록 사과만 먹겠단다 취향 참 한결같다.





외국에 나가서 한국 음식이나 한국 식당을 찾으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어차피 얼마간 머물다 돌아가면 계속 먹을 수 있는데도 굳이 찾아보고 먹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캐나다에서 찾은 다양한 한국 음식들을 보고 나보다 더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캐나다 마트에서 구입한 가장 충격적이었던 음식이 있었다. 그건 바로 ‘비비고 만두’! 나에게 있어 비비고만두는 항상 냉동실에 쟁여둬야 하는 최애식품인데 캐나다에 있는 게 아닌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얼른 집어서 샀다. 집으로 돌아와 맛있게 쪄서 한입 먹었는데 맛이 이상하다. 다시 하나 먹었는데 맛이 오묘하다. 내가 아는 만두 맛이 아니었다 이 충격적인 맛은 무엇이란 말인가? 다시 만두 봉지를 집어 들었다. 분명히 'BIBIGO MANDU'라고 쓰여있는데, CJ 표시도 맞는데 내가 뭘 잘못한 걸까? 혹시나 해서 돌려본 포장지 뒷면의 재료에 떡하니 ‘고수’라고 적혀있는 게 아닌가!  고수라니 입에도 못 대는 그 맛을 느끼며 씹고 있었던 것. 왜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반갑다고 사서 먹어버린 걸까. 후회는 이미 늦었다. 아깝지만 고수 만두와는 얼른 이별을 하느라 사진도 못 찍고 헤어졌다.


그래도 우리가 알 던 맛으로 입을 기쁘게 해 줬던 풀무원 튀김 우동국물 떡볶이. 가격이 한국만큼 저렴하지 않지만 맛은 같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셋이 맛있게 먹었던 우리나라 밀키트! 맛있는 떡볶이 호호 불어 먹으며 청포도 한 알 입에 쏙 넣으면 이만한 안주가 또 없는데! 캐나다 마트에서는 술을 안 파는 게 함정. 캐나다는 술에 대해 굉장히 민감했다. 한국에서 음주로 인한 처벌을 받은 사람은 입국이나 이민에 큰 불이익이 있고 술을 파는 상점이 따로 있어 직원이 술을 사는 손님들을 일일이 다 확인하고 있어 나에게도 여권을 달라고 해 생년월일을 확인했다. 1인당 살 수 있는 술의 양이 정해진 것도 있었다. 마트에서 손쉽게 대량으로 술을 사던 기억에 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음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를 줄이려면 캐나다의 술 판매 방법이 맞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면서도 애증을 갖는 음식 바로 김치! 호불호도 있지만 다수가 좋아하기도 하고 김장 철만 되면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의 김치 문화를 갖고 있는데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유난히 매운 걸 못 먹는 어린 시절 엄마는 김치를 먹이기 위해 일일이 다 씻은 김치를 작게 잘라서 먹이곤 하셨다. 물론 지금은 매운걸 일부러 찾아 먹는 지경이다. 아이들은 나와 달리 김치도 좋아하고 매운 찌개도 곧 잘 먹는다. 캐나다에서도 김치가 먹고 싶어 질 무렵 만들어진 김치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김치를 맛볼 줄이야!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는 한국 음식 및 식재료가 많이 있었다. 한국 분들이 오픈한 지 얼마 안 되는 작은 상점에서 한국산 쌀을 한 달 먹으려고 작은 포대로 하나 사서 먹고 있었지만 김치는 사지 못했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 가면 한국 음식이나 식재료를 구할 수 있대서 아이들과 신이 나서 구경해 보자며 들렀다. 중국마트인지 한국마트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 음식이나 식재료가 가득했다. 특히 한국어로 쓰여있는 김치가 크기별로 구비되어 있어 신기했다. 굳이 캐나다까지 가서 한국음식이냐 싶지만 캐나다에서 자주 사 먹던 고기와 야채 과일만 먹기에는 매끼니가 비슷비슷했다. 아이들도 한 번씩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 하니 김치 한통을 구입해 봤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아이들이 끼니때마나 달라고 해서 안 샀으면 어쩔뻔했나 싶었다. 오랜만에 캐나다에서 산 김치로 끓여본 김치찌개. 막내도 맛있다를 연발하며 한 그릇 뚝딱 먹는 걸 보니 니들도 한국 사람이라 외국서 김치를 찾는구나 싶다. 그래도 고기를 제일 좋아하는 육식파 가족! 썰어진 고기와 썰리지 않은 고기의 가격 차이가 있다 보니 항상 덩어리 고기를 사서 직접 잘라 소분해 놓고 먹어야 했다. 한국이 먹거리는 편한 거 같다 급할 때는 반찬가게라도 가면 되는데 말이다.





우리나라 음식들과 비슷하기도 또 다르기도 한 캐나다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던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대용량 치즈 파스타! 치즈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이 맛있다고 좋아하고 엄마는 오븐에 데우기만 하면 되지 이보다 더 좋은 한 끼 식사가 있을까! 양이 상당했는데도 셋이 한 끼로 뚝딱 해치우기 안성맞춤이었다. 또 열광했던 음식은 치킨! 한국에서도 코스트코에서 파는 바비큐 로스트 치킨을 좋아했던 우리는 똑같은 생치킨을 보자 지나칠 수가 없었다. 비록 치킨무가 없어 조금은 섭섭했지만 그래도 알고 있는 맛 치킨을 먹는 기쁨에 가격도 저렴해서 금방 팔려나갔다. 마트 가서 있으면 하나씩 집어왔던 맛템이었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경하다 보면 먹어봤던 음식도 궁금하고 먹지 않았지만 먹고 싶게 보이는 것이 한 둘 눈에 띄게 마련이다. 그날따라 내 호기심을 당긴 빨간색고구마. 색도 모양도 예뻐서 글씨 따위 읽지 않고 “얘들아 캐나다도 고구마가 있네. 맛있겠지?” 라며 얼른 담았더랬다. 집에 와서 고구마를 달라는 아이들에게 주려고 열심히 찌고 껍질을 까서 접시에 담았다. 한 입 베어문 아들이 소리친다. “엄마 이거 고구마 맛이 아닌데?” “껍질 봐봐 고구마 맞는데 무슨 소리야 예민하게 왜 그러니” 호통을 치며 한입 먹어보니 감자 맛이 나는 고구마? 모양은 고구마요 맛은 감자다. 당황해서 담긴 봉지를 보니 ‘Red potato’ 란다. 왜 나는 새로운 걸 보면 포장지를 꼼꼼히 안 보고 집어와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만드는 걸까. 결국 감자를 거부하는 아이들 덕분에 남은 감자는 엄마가 다 먹어치워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




주말까지 도서관에 아이들과 있기 답답하면 쇼핑몰이나 서점에도 놀러 갔는데 일반 마트와 다른 유기농 마트가 있다고 하는데 집에서 거리가 좀 돼서 우버를 불렀다. 유기농 수제 소시지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와플, 유기농 과일들과 유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었는데 일반 마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가격은 조금 더 비쌌다. 맛있어 보이는 게 너무 많아 식탐이 뚝뚝 흘렀지만 꾹꾹 눌러가며 아이들이 먹고 싶은 소시지와 와플, 아이들과 나눠먹을 파인애플 컵과 과일들을 구입했다. 조금 산다고 해도 아이들 먹일걸 고르다 보면 한 가방 가득. 우버를 기다리는 동안 가족단위로 쇼핑을 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 남편이 생각났다. 이 무거운 짐들 좀 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탈리아 하면 다들 피자 파스타를 떠올리지만 피자와 파스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탈리아서 라비올리를 즐겨 먹었다. 라비올리는 쉽게 말해 이탈리아식 만두다. 다양 속 재료를 이용해서 종류가 매우 여러 가지라 골라서 먹을 수 있고 일반 파스타 소스에 섞어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에서도 구하기 어렵지 않지만 캐나다를 다녀올 때만 해도 마트에서 라비올리를 구입하기 쉽지 않았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맛의 라비올리를 구할 수는 없지만 캐나다 마트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라비올리를 구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파스타 대신 라비올리로 요리해주곤 했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하는 새우도 듬뿍 넣어서! 이때 맛을 잊지 못한 아이들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끔 생각이 나면  라비올리를 먹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쉬운 마음 한 스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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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막내의 애증의 킨더조이! 엄마와 달리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킨더조이를 너무 좋아해서 종종 사 먹었는데 캐나다에도 있다! 겉은 둘러싸고 있는 포장지는 좀 다르지만 모양이 똑같고 이름도 킨더조이! 신나게 산 킨더조이에 막내가 표정이 안 좋아진다. 우리나라는 반이 딱 갈라지며 한쪽에는 초콜릿이 한쪽에는 장난감이 들어있지만 캐나다 킨더조이는 아니었다. 반을 쪼갤 수가 없다 어디에도 갈라진 틈이 없고 대신 껍질이 플라스틱 같은 느낌의 딱딱함이 아니다. 살살 만져보니 껍질이 쿠킹포일재질이다 이건 뭐지? 껍질을 조심히 벗겨보니 초콜릿으로 된 알이 떡 하니 튀어나온다. 잠시 당황한 우리는 쳐다보다 한번 물었더니 그 안에 들어 있는 장난감. 막내가 이건 킨더조이가 아니라고 진짜 킨더조이를 달라고 난리다. 한국 가면 10개 사준다고 달랬다. 원래 킨더조이가 나라마나 다르게 만드는 건가? 궁금하다.


킨더조이를 버리고 우리 막내가 뛰어간 곳은 다양한 토끼모양의 초콜릿이 매장 한쪽을 뒤덮고 있다. 이렇게 캐나다 문화를 몰라서야. 급하게 찾아보니 부활절 Easter bunny란다. 부활절 달걀을 가져다주는 상징이라는데 교회를 안 다녀서 그런지 전혀 모르던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생전 처음 보는 토끼 모양의 초콜릿이 귀엽고 재미있었다. 토끼를 좋아하는 아들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있나 토끼모양의 초콜릿을 사다 킨더조이 대신 맛있게 뜯어먹었다.





라면 덕후 남편 덕에 우리 집은 라면이 항상 대기 중이다. 생라면을 좋아하는 내가 하나 부셔먹으려면 끓여준다고 난리다. 캐나다에서 한 달이나 있다 보면 라면생각이 안 날 리가 없을 것이 분명했다. 한국 라면을 먹고 싶을까 봐 너무 간절할 때 먹으려고 몇 개 꽁꽁 싸서 가져왔는데 캐나다에 있는 중국마트에 라면들을 번들로 팔고 있다. 깜짝 놀랄 세상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인이 이민을 많이 와있는 덕일까 한국 라면이 인기가 많은 걸까. 이유가 뭐든 불짬뽕, 신라면을 비롯해 한국 라면이 종류별로 많기도 하니 신이 나지 아니한가! 봉지라면 컵라면 등등 한국에서 먹는 대로 다 먹을 수 있다. 가격은 좀 더 비싸지만 신기해서 아이들과 한참 보다 아이들이 고른 신라면을 사 와서 엄마가 주로 맛있게 먹었다는 기쁜 소식이다. 다행히 한국서 먹던 맛과 비슷했다.





캐나다 마트에서 신기해서 가장 오래 구경했던 곳이 건강식품과 의약품을 파는 곳이었다. 상당히 넓은 공간에 많은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한국과 달리 기적인 약과 건강식품은 특별한 처방이나 도움 없이 혼자 원하는걸 걸 골라살 수 있었다. 두통약부터 약한 감기몸살에 먹는 약, 각종 비타민과 오메가 3 등 종류고 다양하고 회사도 다양해서 멀 골라사야 할지 몰라 보고 또 보고 사진도 찍어서 찾아보고 했다. 약들이 즐비한 곳 한쪽에는 약사가 있어 상담도하는 코너도 있었지만 난 이용할 일이 없어 멀리서 지켜만 봤다. 급한 비상약은 한국에서 모두 구비해 와서 한국에 돌아갈 때 부모님들 드릴 선물용 건강제품과 아이들 비상 해열진통제 정도만 구입해 왔다.








한국에서는 친정과 시댁이 가까워 특별히 음식을 많이 해 먹지 않아도 편하게 지냈던 것 같다. 부모님들 주시는 쌀로 밥을 짓고 음식에 맹탕인 딸을, 며느리를 챙겨주시느라 식재료며 밑반찬들을 해서 매번 챙겨주시는 양가 어머님들 덕에 큰 걱정 없이 지냈다. 만들어먹기도 하지만 급하게 반찬이 필요하거나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은 집 근처 마트와 반찬가게를 이용하면 되었고 가끔은 배달 앱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간들이 있었다. 캐나다에 와서 아이들을 먹이려다 보니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는 것까지 다 혼자 해야 했다. 나 혼자 지냈다면 요리를 하기는커녕 끼니도 거르기 일쑤이거나 대충 집히는 거 먹다 말게 분명하다. 아이들이 있으니 요리에 소질도 없고 레시피를 따라 해도 제대로 맛을 내기 힘든 재주 없는 엄마지만 고기나 베이컨을 사서 굽거나 계란으로 하는 간단한 요리를 하고 마트에서 사 온 음식들과 재료들로 간단히 조리를 해서라도 매 끼니 다른 음식을 주려 노력하는 것 같다. 캐나다에서 한 달 동안 어렵게 지내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도 맛있는 음식이나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도 아니고 멋진 현지식을 사준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고 즐겁게 지내준 아이들 덕분인 것 같아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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