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tech in DAYLI!] 데일리의 핀테크 이야기
결과적으로 저는 적립금 명분으로 불필요하게 지출되고 있는 금액을 줄이고, 3대 질병에 대한 진단비 항목의 보상금을 높일 수 있었어요. 같은 금액으로 훨씬 저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었죠.
지난 3일, 데일리의 한 회의실에서는 ‘판매자나 보험회사가 이야기 하지 않는 올바른 보험 활용법’이라는 주제로 디레몬(d.Lemon)의 세미나가 진행됐습니다.
디레몬은 앞서 Adieu, 데일리 2016!에서도 잠깐 소개한 바있는데요.
디레몬은 인슈어테크(Insuarance+Tech) 전문 기업으로, ‘디지털 보험 매니저’ 레몬클립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내 보험 시장에 대해 ‘한정된 시장에서 40여 개의 보험사가 과다 경쟁을 하며 지속적인 신규 보험 판매를 추구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판매 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문제를 정의 하는데요. 고객이 보험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으려면 결국 내가 어떤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가입한 이후에도 제대로 관리해 줄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들의 서비스 레몬클립은 해당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세미나를 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한 건, 제가 보험에 대한 기본 프레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글로 쓰자니 부끄럽습니다만 지금까지 제 보험은 박 여사께서 관리를 해 주셨고, 저는 제가 무슨 보험에 가입이 돼 있는지, 얼마를 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거든요. 스스로 챙겨야 하지 않을까 싶어도 막상 그러려니 뭐부터 챙겨야 되는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았어요. 필요하다고 하니 하긴 해야할 것 같은데, 결국 내가 무엇을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건지, 뭐가 꼭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등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었던 거죠.
결과적으로 저는 적립금 명분으로 불필요하게 지출되고 있는 금액을 줄이고, 낮게 책정된 3대 질병에 대한 진단비 항목의 보상금을 높일 수 있었어요. 보험금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거의 비슷한데, 저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었던 거죠. 결혼 후 자녀를 두기 전까진 보험과 관련해서는 고민할 것이 없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십시일반, 상부상조”
보험을 이루는 근간입니다. 두레나 품앗이와 그 본질이 같죠. 가까운 사람들끼리 돈을 조금씩 모아뒀다가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돈이 필요한 당사자에게 주는 겁니다. 큰 금액에 대해 나는 작은 부담만 하면서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거예요. 당연히 여기서 지급되는 돈은 보험사의 돈이 아니라 보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돈이죠.
보험사의 역할은 그 사람들을 모으고, 상품을 설계하고, 통계를 기반으로 형평성 있게 지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겁니다. 보험사가 설계한 상품은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우리가 조금씩 모은 돈과 우리에게 지급될 돈이 반드시 일치하도록 설계가 되어야만 승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보험도 이 원리는 같습니다만,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 시장은 보다 판매자 중심의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적은 금액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고가의 상품이 판매되고 판매자가 그 차익을 챙기는 형태인 셈이죠. 디레몬은 이 구조를 다시 잡아 보험의 본질을 살려보자는 미션을 가지고 탄생한 기업입니다.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면 위와 같은 보험 증권을 받습니다. 내가 가입한 상품이 보장해주는 모든 항목을 표시해 두고 있죠. 그러나 정작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때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 불린 저도 몰랐던 걸요) 그래서 결국 내가 언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건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고,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조차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상품에 가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레몬클립에 따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보험은 위의 구조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험이 필요한 상황은 딱 두 가지입니다. 1. 우리가 죽거나, 2. 죽지 않는다면 아프거나 다쳤을 때죠. 이를 보험사는 ‘위험’이라는 용어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3. 오래 생존할 위험은 노후관리에 대한 내용인데, 앞의 두 가지와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보험하면 익숙하게 떠오르는 대표적인 상품이 있습니다. 종신보험인데요.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죽어야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명 보험을 말합니다. 보험 기간이 계약 체결 당시에 확정되지않는 점에서 정기 보험과 구별되죠. 명기준 디레몬 대표는 본인의 경험담을 통해 해당 상품을 설명했습니다.
보험을 처음 접한 건 지인이 보험 영업을 시작할 때였어요. 내가 언젠가 결혼을 할 거고, 갑자기 죽을 수 있는데, 그때 1억이라는 돈을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거니까 가입하라는 이야기였죠. 당연히 바로 가입했고요. 그게 30대 초반이었어요
익숙한 레퍼토리인데, 여기에 생각해 볼 포인트가 있다고 명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내가 죽어서 1억이라는 돈을 받기 위해서는 한 달에 20만 원 정도를 20년 동안 내야 하거든요. 내는 돈만 5천 만 원 가까이 되는 건데, 과연 우리가 100살에 죽게 됐을 때, 60-70살이 된 자녀에게 1억을 주는 게 정말 가치있는 일일까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였죠.
결국 사망이라는 위험에 대비하는 사망 보험은 필요한 기간과 금액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정확하게 산출해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미혼이고 부양 가족이 아무도 없는 제가 갑자기 죽게 됐습니다. 저를 대체해야 할 기회비용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슬프지만)거의 없을 거예요.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없는 상태에서 제가 죽었다면, 배우자는 (슬프지만)어떻게든 살아갈 순 있을 거고요. 그런데 제가 기혼인데, 어린 자녀들이 있어요. 이 경우는 아이들이 클 때까진 저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꼭 있어야 합니다. 사망보험 상품이 실질적으로 유효한 경우는 이때라는 거죠.
정리하자면 사망을 대비할 때 중요한 것은 중요한 건 내가 죽었을 때 직접적으로 생활에 타격을 입는 부양가족이 있는지의 여부이고, 있다면 가장 필요한 기간이 언제인지를 봐야 하는 거였어요. 부양가족이 자녀일 땐 아이가 성인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잡을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 필요한 기간을 명확하게 줄이면, 앞에서 1억을 받기 위해 20년 동안 20만 원을 내던 보험료를 한 달에 2만 원 선으로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 1억이라는 이 금액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게 있어요. 보험료로 얼마를 지출할 것인지와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보험료는 나중에 내가 얼마를 받을 수 있는 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 감당할 수 있는 보험료가 얼마인지를 가늠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1억을 받으려면 20만 원을 내야 하고, 2억을 받으려면 40만 원을 내야 하는데, 40만 원이 너무 비싸니까 1억으로 하자’ 이런 게 아니라는 거죠.
현재 내가 벌고 있는 돈이 월 300만 원이고, 앞으로 65세까지 돈을 번다고 가정한다면, 이것의 총 합계가 내가 오늘 갑자기 죽었을 때 나를 대체해야 할 기회비용이 될 겁니다. 사람마다 이 65세의 기준을 앞으로 혹은 뒤로 조정할 수 있을 거고요. 결국 현재 내가 벌고 있는 소득과 은퇴 전까지 내가 벌게 될 소득의 총 합을 현재가치로 계산한 금액이 내가 지금 가입해야 할 상품의 적정 보상 금액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감기에 걸려 병원을 가면 7-8천 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합니다. 이 금액은 사실 상 총 병원비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병원비의 65%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질병이 감기 수준이 아니라 암 같이 아주 큰 질병이라면, 이 35%의 비용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이 바로 실손의료비보험입니다. 병원비 자기부담금 35%의 90%를 보상 받을 수 있는 상품이거든요. 정말 생활에 필요한 부분이라 국내 가입자가 3천 2백만에 달한다고 해요. 저 역시 딱 하나 가입한 상품이 이 실손보험이었죠.
그런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미나를 함께 듣고 있는 분들께 각자 보험료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 물었는데, 누군가는 14만 원, 누군가는 8만 원, 누군가는 5만 원을 말하는 겁니다. 저는 정확하게 5만 3천 원을 내고 있었고요. 그런데 이 실손 보험에만 가입이 되었다면 한 달 보험료가 1만 원을 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병원을 자주 찾게 되는 나이가 많은 분들이 가입해도 1만 6천 원 선, 어린 아이가 들어도 1만 2천 원 선이라고요. 결국 우리 모두는 실손보험만 가입을 한 게 아니라 특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른 상품에도 가입을 한 겁니다. 저 역시도 조혈모세포이식수술비, 각막이식 수술비 이런 것들이 있더군요. (이유는 간단했어요. 1만 원 대로 판매하면 판매자에게는 돈이 안되니까. 쩜쩜)
일상적인 병원비는 앞서 말한 실손보험으로 대비하고, 큰 병에 걸렸을 때는 중대질병보험으로 대비할 수 있어요. 여러 특약을 붙여서 'Full-Package'인듯 하지만 나도 모르게 세는 돈이 많아지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대비해야 할 위험에만 정확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이요. 희귀병과 같이 확률이 많이 낮은 영역에 대해서는 차라리 평소 자산관리를 통해 마련해 둔 비상자금으로 대비하는 것이 우리에겐 현명한 방법일 거예요.
보장금액은 사망 보험 내용에서 살펴 본 기준과 동일합니다. 내가 암이나 뇌출혈 같은 질병에 걸린다면, 일정 치료기간 동안 돈을 벌지 못할 거예요. 해당 기간 동안은 내 소득이 상실되는 거고, 이때 상실될 소득의 총 합이 질병보험으로 내가 보장 받아야 할 금액이 되는 거죠. 월 소득을 300만 원, 치료 기간을 6개월로 가정한다면, 총 1,800만 원(300*6) 이상이 적정 보상금액으로 계산이 됩니다.
죽지 않을 위험이라는 건 노후 관리를 말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은퇴 이후 경제 생활에 대한 대비는 보험이 아니라 저축이나 투자 등 자산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요. 다만 생명보험에서 판매하는 연금은 내가 오래 살더라도 죽기 전까지는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증권사나 은행에서 판매하는 연금이 정해진 기간 동안만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다른 부분이죠. 이것처럼 연금보험이 가진 장점이 하나가 있으니, 노후 관리 방법 중 하나로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게 명 대표님의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정리하면 사망에 대한 영역은 구체적은 금액과 기간을 산정한 후 사망 보험을 통해 대비한다는 것,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영역은 특약에 속지 않고, 실손 보험과 중대질병보험으로 대비한다는 것, 노후 대비 영역은 연금 보험을 하나의 고려 대상으로 둘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각 영역에 대한 상품은 앞서 언급한 필수 기준(필요 시기, 금액 산출 등)에 맞춰 가입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이럴 경우 보험료는 월 5만 원 수준을 넘지 않는 다는 거죠.
보험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주 많이’ 다양한 상품들은 위의 세 영역을 잘게 잘게 쪼개서 여기 붙이고, 저기 붙이고 한 건데, 보험의 본질을 생각해 볼 때, 이 이상의 보험료를 내면서 상품에 가입하는 건 그리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었어요. 차라리 보험료로 나가는 돈을 줄여, 저축을 하거나 투자를 하는 게 더 현명한 소비라는 생각이 들었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이번 세미나를 듣고 적립금 명분으로 지출되던 금액을 줄이고, 낮게 책정된 3대 질병에 대한 진단비 항목의 보상금을 높이는 쪽으로 조정했습니다. 보험금으로 지출되는 금액은 거의 비슷한데, 저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었던 거죠. 결혼 후 자녀를 두기 전까진 고민할 것이 없다는 사실도 알았는데, 보험료를 줄여서 투자할 돈이 나오지 않았다는건 좀 아쉬웠네요. (쩜쩜)
앞으로 보험 관리는 그냥 레몬클립으로 하면 될 것 같아요. 향후에는 병원에 다녀왔을 때 보험을 청구할 수 있는기능을 더한다고 하니, 더 필요한 서비스가 될 것 같고요. 병원 다녀와서 보험료 청구하는 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어서, 청구할 수 있는 건지 알아 보지도 않고 그냥 넘어간 적이 많았거든요.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 그리고 재무설계 하는 방법.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며 글 쓰겠습니다.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데일리에서 일석이조는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DAYLI의 daily] #3. 보험료, 월 5만 원 이상 내고 있나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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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의 daily] #2. Adieu, 데일리 2016!
[DAYLI의 daily] #1. 데일리 로고가 탄생하기까지
[DAYLI의 daily] Intro.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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