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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Feb 18. 2018

"안과 밖의 만남"을 준비합니다.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독자 여러분, 명절과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도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오늘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와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마저 읽었어요.

<연을 쫓는 아이>는 소설인데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박진감있게 그린 작품이예요. 전쟁과 민족 문제에 대해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지만 저는 이 소설의 인간 심리묘사에 그야말로 매혹되었답니다. 인간 본연의 본성과 심리를 묘사함에 있어 넋을 놓게 하는 문장과 수사적 표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문학적으로 굉장한 수작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는 읽으면서ㅛ 굵은 눈물을 여러번 뚝뚝 흘린 작품입니다. 몇 주전까지만 해도 쇼파에서 함께 팝콘을 먹으면서 주말을 보냈던 아이가 어느 날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로 열 명이 넘는 학생들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전화를 받는다면...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인간은 어떤 심리적 정신적 충격과 절망의 과정을 겪게 될까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이 책이 시작됩니다. 악마가 되어버린 아들을 이해해보려는 처절한 발버둥의 기록이에요. 가해자의 엄마 본인이 많은 것을 감수하고 써내려간 글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품고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가슴으로 읽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로 예정된 연구회 이야기를 하려고 포스팅을 시작했는데 책에 대한 리뷰가 먼저 후두둑 흘러나왔네요. 생각해보면 이 책들과 연구회에서 함께 나눌 이야기들은 전혀 동떨어져 있지 않아요. 인간 본연의 본성과 심리, 인간과 어린이와 삶을 바라보는 관점, 위기에 대한 인식과 극복, 삶에 대한 자세... 이런 것들이 그림책과 책을 통해 우리가 연구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것들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림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특히나 어린이작가들과 독립출판으로 그림책을 창작하면서 좋은 인연으로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교육청 강의 자리에서,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을 읽어주신 독자님과, 논문을 쓰면서 FGI 인터뷰로... 그림책과 책과 어린이를 사랑하는 분들과 만나고 마음을 주고받았어요.

그 만남 가운데 제 안에 품고 있던 한 가지 소망이 보다 뚜렷해지고 커다랗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꿈꾸는 "안과 밖의 온도차를 극복하는 교실"에 대한 소망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교사로서 학교라는 유리벽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혼자서 애를 쓰고 발버둥을 치기도 했어요. 죽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지 몰라서 절박한 심정으로 그림책을 뒤적이다가 뉴욕에 있는 열 일곱 살의 작가와 편지를 주고받고 만날 수 있도록 연결 통로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고민하다 자퇴를 결심했던 그녀가 나보다 조금 더 본질적이고 살아있는 무언가를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어요.

틈이 날 때마다 유리벽 밖으로 나와서 가슴을 채웠습니다. 대자연의 광활함 속에 안겨있을 때, 책 한권을 수신기로 우주와 접선할 때, 그리고 같은 고민을 품고 있는 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펼치며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것들을 깨워 흔들 때, 비로소 흐릿했던 것들이 조금씩 명확해졌어요.

그렇게 "안과 밖의 만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림책이 우리의 마음을 통하게 하는 좋은 소통의 도구가 되어주리라 믿습니다.
 
그동안 바위 틈에 핀 꽃을 들여다보듯 이 작은 공간에 들러주신 사려깊은 여러분과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2월달 모임의 주제는 틀과 자유 입니다.
매달 이렇게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삶과 그림책과 책과 사람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3월_ 취향
4월_ 존재
5월_ 행복
6월_ 갈등
7월_ 예술
8월_ 관계
9월_ 가족
10월_ 책
11월_ 나눔
12월_ 갈무리

날짜는 이번주 목요일인 2월 22일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2시(예정)
장소는 그림책카페 노란우산 입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_AftzC_WRNul_hB1F6GCaKpGdmiH8Bbw1F0E6lptkywWtvA/viewform

이 링크에 답변해주시고 참가비를 입금해 주시면 신청이 완료됩니다.
여러분께서 들려주신 답변을 토대로 알찬 연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제가 꿈꾸는 연구회는 발제자가 있지만 강의의 자리가 아닙니다.
그저 친목 도모의 자리는 더욱 아닙니다.
소통의 자리이길 꿈꿉니다.
그래서 참가하시는 분들이 주제와 그림책에 대해서 어떤 것을 나누고 싶어하시는지에 대해 먼저 귀기울이고 싶어요.


이날 가져오실 것은 그림책 한 권입니다.
평소 애정하시는 그림책이어도 좋고, '틀과 자유'라는 주제를 고민하게 했던 그림책이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자리가 거의 다 채워졌기 때문에 몇 분만 더 초대하고자 합니다.
그럼 우리, 그림책과 함께 22일 11시, 그림책카페 노란우산에서 만나요!





* 글을 쓴 이현아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시, 두툼한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거친 나이프그림. 이 두가지를 사랑하며 살게 된 것을 삶의 여정에서 만난 행복 중 큰 것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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