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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May 17. 2018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5월 모임에 초대합니다.

"감정과 공감"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가 기존의 독서모임이나 그림책모임과 차별되는 점은 일반적인 그림책 뿐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창작한 그림책을 함께 나눈다는 점, 그리고 직접 창작을 시도한다는 점 등이 있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창작하는 삶을 살기 위해 고민 한다’는 점입니다.
주어진 교육 콘텐츠를 적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라도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보고 표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모임에 오시는 분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발적이고 빠른 실행력이에요.
“(언젠가) 수업에 적용하기 좋겠네요.”가 아니라, “제가 직접 시도해 봤는데요”라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지요.
그렇게 우리는 책과 사람, 그림책과 삶, 그 사이에 있는 무언가를 나눕니다.
모일 때마다 에너지를 가득 받지요.                                                                                                                  


5월 연구모임 "감정과 공감"에 초대합니다.  
아래의 링크로 신청해주시고
5월 29일 화요일 저녁 7시,
삼성역 근처 샘스토리 사옥에서 만나요!


이번 모임은 맛있는 다과도 푸짐하게 준비하고 발제와 발표 이외에 오신 분들과 편안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좀더 늘리려 해요. 기대합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AmIURY6NOyr-ytyLu2DkwlBntZpWEryI2thdnvU1A7PJY3A/viewform?usp=pp_url




'감정과 공감'을 주제로 진행했던 수업에서 아이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여러분과 간단히 나눌게요. 아이들과 깊이 교감하면서 여러 작품에서 마음을 잡아끄는 색과 선을 만났습니다.

오래참다(김현우, 12-year-old)
[감정: 오래 참다]
내 안에는 다양한 감정이 꾹꾹 눌러져 담겨있다.
마음 그릇 안에 감정의 덩어리가 있다.
아직은 내가 참을 수 있다.

쓸쓸하다(이채현, 12-year-old)
[감정: 쓸쓸하다]
뿌연 하늘을 날아보려고 날개를 파닥인다.
눈이 따가워서 뜨지 못하고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혼자 비를 맞고 날아간다.

이 그림을 '긴 어둠을 지나다가 갑자기 비추는 강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라고 읽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비를 맞고 지그재그로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혼자 날아가는 이 작은 새가 꼭 자신과 같다고 감정을 이입한 아이도 있었고요. 아직 날지 못하고 땅에 두 발을 딛고 있는 새로 읽은 아이도 있었어요. 날아보려고 발버둥치며 날개짓을 하는데 자꾸만 제자리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요.


학기초에 백지를 받으면 아이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가로로 그려야 되나요? 세로로 해야 되나요?" 입니다. 그때마다 제 대답은, "이거 네 작품이야, 네 맘대로." 이지요. 오월쯤 되면 아이들은 더이상 가로세로 화면 사용에 대해 제게 묻지 않아요.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잘 담을 수 있는 화면을 스스로 선택하지요.


아이들의 화면 사용법을 보면, 대체로
'담고있는' 감정을 표현할 때는 가로 화면을 사용한 아이들이 많고,
'분출하는' 감정을 표현할 때는 세로 화면이 많이 보입니다.


'담고있는' 감정
외롭다, 오래참다, 평온하다, 슬프다, 혼란스럽다, 갑갑하다, 그리고 억울하다,

'분출하는' 감정
분노하다, 화나다, 성나다, 어이없다, 기대하다, 신나다, 기쁘다, 그리고 폭발하다.
분노하다(김현우, 12-year-old)


[감정: 분노하다]
참고 또 참다가 화산을 뚫고 올라오는 마그마처럼 화가 폭발할 때가 있다.
빨갛게 달아오른 주먹이 불끈 솟아오른다.

세로 판형으로 과감하고 시원하게 뻗은 화면이 마음에 들어요.
아이의 과감하고 통쾌한 표현도 너무 좋아서 칭찬을 가득 부어주었던 작품입니다.

성나다(김동휘, 12-year-old)


[감정: 성나다]
너무 화날 때는 코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것 같다.
마치 내가 한 마리 소가 된 것 같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나야 안정을 되찾는다.

어이없다(육채린, 12-year-old)


[감정: 어이없다]
이해받지 못하고
사람들은 자꾸 나를 오해하기만 한다.
온 세상을 등지고 나혼자 서 있는 기분.

이 그림에서도 '코'만으로 표현된 얼굴이 인상적이라서 한참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온 세상을 등지고 홀로 서 있는' 감정이 이 얼굴 안에 담겨있는 듯 무심하면서도 쓸쓸합니다.






내 우주는 사방으로 균열이 일어나 감정의 파편들이 떠다닌다.

감정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떠다니고 있는 이 그림은 내 마음 속에 있는 우주를 표현한 그림이라고 해요. 내 안에 있는 우주가 팽창하면서 균열이 일어나고, 그 안에 담겨있던 감정들이 폭발하듯 새어나와 우주 공간을 부유합니다.
그 감정들이 무한정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제한(Limit)이 있기 때문에 화면의 테두리를 선으로 표현했다고 해요.
저는 이 그림을 보면 '눈동자'가 떠올라요. 무한한 우주를 담고 있는 팽창하는 눈동자.

이 그림은 제가 지도한 아이가 아니라, 이번 주에 발제하실 쌤크라테스님이 지도한 아이의 그림이랍니다. 이 그림은 특정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다양한 감정, 나를 구성하고 있는 감정들을 하나의 추상화된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에요.

저는 하나의 감정을 선택해서 그걸 어떤 사물에 빗대어 비교적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면,
쌤크라테스님은 내 안에 품고 있는 감정 자체를 하나의 추상화로 표현했습니다.

제가 이 그림을 너무너무도 마음에 들어하며 재차 들여다보면서 칭찬하니까 쌤크라테스님이 아이에게 물어보아 주겠다 하네요. "네 그림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이 그림을 드려도 될까?"라고요. 한 달가량 전시를 마친 후 이 그림이 제게 선물로 오게 된다면 제 책상 앞 가장 눈을 많이 두는 곳에 소중히 걸어두고서 들여다 볼거에요.






일학년 아이도 감정표현 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훨씬 자유롭고, 정제되지 않으며 솔직하고도 과감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지요. 위의 작품은 일학년 아이가 감정 수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빨간색으로 표현한 것은 날카로운 톱을 가진 집게가 달린 전갈이나 랍스터의 형상을 하고 있네요. 과감한 선표현과 테두리를 두른 보라색 선에서 힘이 느껴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는 작품입니다. 노란색으로 표현한 곤충들을 잡아먹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잡아 먹히고 있는  곤충에게 표정이 있어요.

저는 이 그림의 주인공은 빨간 전갈 보다는 이 노란색 곤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피샘과 함께 수업한 이 아이와 만나서 그림을 같이 들여다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에서 다양한 감정 수업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고,
감정 수업에 활용한 그림책을 소개하며
'공감'에 대한 화두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길 고대합니다.

그럼 여러분, 기다릴게요.

아래의 링크로 신청해주시고

5월 29일 화요일 저녁 7시,

삼성역 근처 샘스토리 사옥에서 만나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AmIURY6NOyr-ytyLu2DkwlBntZpWEryI2thdnvU1A7PJY3A/viewform?usp=pp_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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