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통로이현아 Apr 15. 2017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 이야기] 4월호

교육미술관 통로 이야기 두 번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월간지 [도서관 이야기] 4월호 교육미술관 통로 이야기 두 번째 입니다. 

http://www.nlcy.go.kr/…/30019/DOWN1010411_20170406152746314…
 
“아이들에게서 흘러나온 글과 그림 속에는 자신이 담겨져 있어요. 다만 은유를 통해 슬쩍 수줍게 드러내어져 있죠. 사려 깊은 독자는 이를 발견하고 빙그레 웃으며 스스로 마음의 창을 열어젖히게 됩니다. 그 창을 통해 아이들이 저에게 전해준 것은 울림이었어요. 공명하는 이 울림들 때문에 알지 못하던 세계로 연결되었습니다. ‘대지는 꽃을 통해 웃는다’는 라첼 카슨의 말을 머리맡에 써놓고 과연 나는 무엇을 통해 이 울림과 감격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날들이 있었어요. 제게는 그림책이 그것이었습니다.

페르마타 하티에서도 그림책은 아이들과 마음을 통하게 하는 탁월한 가교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교실에서 피워낸 울림들을 전해 주고자 캐리어 가득 그림책과 색연필을 채워 갔었지만 사실은 원장님과 아이들로부터 훨씬 거대한 사랑과 힘을 나누어 받고 돌아왔죠. 다만 제가 계속해서 추구해야할 본질은 이것을 다시 아이들에게 흘려보내주는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는 것일 겁니다. 

쇼펜 하우어는 이런 말을 했어요. ‘좋은 책을 사는 것은 그것을 읽기 위한 시간을 같이 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책을 쓰는 것은 그것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입니다. 눈을 마주치고 귀 기울여 들어야만 하는 시간이죠. 그 시간의 행복을 오롯이 누리고 싶습니다. 바라건대, 함께하는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 내면에 품고 있던 것들을 와락, 넘치게 하는 첫 빗방울로 보태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은 늘 곁에 두고만 있어도 봄비와 같은 힘이 되는 고은 시인의 구절로 맺을까 합니다. 

첫 빗방울 
 툭 떨어지며 후박나무 잎사귀 
 깨어난다 
 이어서 
 이 잎사귀도 
 저 잎사귀도. “


* 글을 쓴 이현아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시, 두툼한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거친 나이프그림. 이 두가지를 사랑하며 살게 된 것을 삶의 여정에서 만난 행복 중 큰 것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작가의 이전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 이야기] 책쓰기동아리촬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