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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Mar 03. 2019

한국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을까?

정우성과 난민 문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것들에 먼저 시선이 간다. 아는 지인 말로는 우리가 원시시대부터 푸른 초원에 숨어있는 야생 동물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그렇게 진화해 왔다고 한다.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와 비슷한 것보다는 튀는 것에 확실히 더 민감한 것 같다. 독특하다고 좋아하거나 다르다고 배척하거나.


정우성이 유엔 난민기구(UNHCR)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친선대사로 활동한 지 벌써 4년이 되어간다. 2019년 2월 28일 기사에서 정우성은 난민 문제의 심각성과 난민 수용의 의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생각하고 동정하며, 난민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편견으로 그들을 혐오하거나 배척하지 말자는 내용이었다. 아래 기사를 참고해 보자.


https://www.dispatch.co.kr/2008680?fbclid=IwAR2gLsS2cpCxX2O37mOqoqWlIlvwzUrXjh39RnBxXBpWz99XCMIwz1f61RU


프랑스와 난민들

공교롭게도 오늘 오후 직장 동료가 이야기한 개인적인 경험담 또한 이번 주제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어져 갔다. 그는 8년 정도를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프랑스인과 결혼한 중국인이다. 몇 년 전부터 싱가포르로 근무지를 옮겨 생활하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점심시간에 싱가폴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불어가 아직도 영어보다 편하지만 프랑스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바로 "안전" 문제 때문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려면 파리 같은 큰 도시에 있을 때가 많은데 파리는 싱가폴과는 달리 치안이 좋지 않아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가 위협적이라고 느꼈던 건 프랑스인들 보다는 외국인, 특히 아랍 계열 또는 동유럽계 난민들이었다. 분명 편견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많은 범죄들이 “외국인”들로부터 일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동족으로부터 생겨난 범죄들 때문에도 두려움을 느끼는데 이방인에게로부터 생기는 범죄가 너무 많다는 사실에 더 적대감을 두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난민들에 대한 불만은 여기서 끝이 아닌 듯하다.


프랑스는 세금, 특히 소득세를 많이 내는 나라로 유명하다. 싱가폴은 10% 정도에서 많으면 22%까지도 올라가지만 프랑스는 최대 45%까지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소득이 적은 난민들은 세금을 많이 내지 않으며 심지어 큰 비중의 난민들은 직업 조차 없다고 들었다. 국가에서 실업자들에게 주는 보조금이 꽤나 높아서 힘들게 3D업종에서 일하는 것보다 실업을 선택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나라들처럼 취업을 위한 노력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다른 선진국들과 같이 고령화로 고생하고 있는 프랑스는 저출산 정책으로 아이 두세 명을 낳으면 거액의 보조금을 준다고 한다. 난민들은 이 정책을 악용하여 직업 없이 아이만 많이 낳아 혈세를 빨아먹는 사람들로 많이들 인식한다고 들었다.


외국의 이민 국가들

직장 동료의 말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내용은 미국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갖고 있는 편견과도 매우 흡사하다. 이 편견이 팩트이던 아니던 여기서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편견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난민에게 비교적 호의적이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소용하고 있는 유럽에서 조차 말이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인의 대다수가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이와 비슷한 현실을 맞이하면 불만만 늘어날 것이며 편견은 오히려 더 커져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난민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인가?


용광로 이론(Melting Pot)과 샐러드 볼 이론 (Salad Bowl)이라는 사회학적 용어가 있다. 용광로 이론은 다문화 사회의 여러 문화들이 주류 문화에 서로 영향을 주고 변화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를 가리킨다. 옛 미국이 바로 이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서로 다른 민족들이 이민와 지금은 하나의 "미국인"으로 거듭나지 않았는가. 반면 지금의 뉴욕, 런던, 파리나 싱가폴과 같은 대도시는 샐러드 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큰 용기에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진 채소와 과일들이 각자 고유의 맛을 지키며 하나의 샐러드라는 음식이 되는 것처럼 요즘 큰 도시들은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로 만들어져 왔다.


한국과 단일 민족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우리가 흔히 교과서에 배워왔듯이 "단일 민족"이다. (물론, 세상에 진정한 단일민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땅에 오래 머물러 국가를 만들어간 원주민들이다. 미국이나 다른 이민국가에서는 미국 국적 소유자라 해도 백인, 동양인, 흑인 등 다양하지만 한국 국적 소유자들은 대부분 같은 문화적 배경을 갖고 태어나 조상이 같은 언어를 사용 하는 같은 한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랑 너무나도 다른 문화 배경을 갖고 있는 존재와 같은 국적을 나눈다는 게 너무나도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난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위선이고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방인을 반갑고 긍휼한 마음으로 맞아주기 어려운 문화 속에 억지로 난민을 수용한다면 되돌이키기 어려운 혐오 문화가 형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다름을 이겨낸다는 것

물론 난민과 이민자들은 특성이 조금 다르다. 하지만 난민에게 마음을 열기 위한 한국의 첫걸음은 "다름"을 이겨내는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Xenophobia 또는 외국인 혐오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와 피부색이 다르거나 문화가 다른 사람과도 큰 거리낌 없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은 다른 뉴욕, 파리, 홍콩과 같은 대도시들에 비해 외국인 비율이 비교적 낮다. 외국인들을 끌어드리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 외국인들이 오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 가는 게 시급하다.


결론은, 한국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고 결국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우리가 난민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더욱 빨리 이방인에게 호의적이고 관대한 나라로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현 거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난민정책들로 철저히 준비해서 설득시켜야 한다. 샐러드 볼 같은 사회를 잘 유지하다 보면 장기적으로 우리도 용광로처럼 끈끈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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