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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진 musicalbank Dec 09. 2020

재택근무 중인 방도 회사인 건가...

퇴근하면 들어가기가 싫어지네 ㅎㅎ

  2020년 코로나 19의 확산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많은 것을 강제로 변화시켰다.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고, 온라인 학습/강의/회의는 이제 일상화되었다. 그리고 회사나 직업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도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재택이다. 2월 말에 시작해서 6주 정도, 8월 중순부터 7주, 그리고 3주 전부터 세 번째 재택이다. 


  재택근무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가장 큰 장점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를 챙기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와 다르게 아내는 가끔 출근해야 하기에 아이와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 어쩔 수 없이 나도 출근할 때는, 아이 혼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기에 마음이 짠하다.   그리고, 다른 장점으로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기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출근 시간에 여유 있게 아침을 먹고, 퇴근 시간에는 아이와 같이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평상시에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가끔 업무연락이 오긴 해도 일을 잊을 수 있다. 그런데 재택근무 특성상 집에 노트북이 있다보니, 업무연락을 받게 되면 자연스레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게 된다. 잠깐잠깐 일을 하는 것이 대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사실상 휴식이 사라지면서 피로도가 증가하는 느낌이었다.


  첫 번째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서재를 사무환경으로 바꿨다. 화상회의를 할 때 빨래 건조대를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아이가 메모지 앞면에 '근무 중 노크 똑똑', 뒷면에 '와, 퇴근!'이라고 써서 문에 붙여두었다. 앞서 말한, 일과 일상생활이 뒤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주 차부터는 확실히 퇴근했다. 업무를 마치고 나면, 노트북 전원을 끄고, 출입문의 메모지를 '와, 퇴근!'으로 바꿨다. 그리곤, 주로 거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신기한 것은 그러고 나서부터 근무시간에는 더 집중하게 되고, 나만의 휴식도 즐기게 되었다. 반면에 서재에 들어가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점심시간에는 문을 닫아두고, 절대 안 들어간다. 밤에도 거의 안 들어간다. 낮에만 사무실 용도로 사용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 방에 들어가면 왠지 야근을 할 것 같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이제 세 번째 재택근무에 접어들다 보니, 내공이 쌓여가고 있다. 일단 '와, 퇴근!'으로 바꾸고 나면, 사무실은 다시 서재로 변신한다. 좋아하는 음악이 항상 흘러나오게 하고, 책을 읽거나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은 멍하니 음악만 듣거나 SNS를 둘러본다. 


  이번 재택 근무 기간은 또 얼마나 갈까? 얼마 전 지인의 SNS에 올라온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이 기억이 안 난다."

정말 그렇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송년회, 조직개편, 크리스마스 등등으로 정신없이 지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아예 그런 기대가 없어서인지 그냥 흘러가고 있다. 조만간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 코로나 19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택근무나 온라인을 통한 활동은 그 효율성이 검증된 만큼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때쯤이면,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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