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이
찰리 채플린으로 변신한다면?
영화 <채플린>은 실존 인물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의 인생을 담은 영화다. 주인공은 로다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았다. 아이언맨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기 16년 전, 1992년 작품이다. 로다주는 '찰리 채플린'이라는 실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찰리 채플린은 영국의 배우이자 영화감독이다. 그를 '배우 겸 영화감독'이라는 짧은 표현과 몇몇 작품으로 소개하기에 너무 민망하다.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가 배우로서 보여준 연기와 감독으로서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그만큼 연기하기 힘든 인물이었을 수 있다.
영화 <채플린>은 1964년에 발간한 자서전 'My Autobiography'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영화도 찰리 채플린이 자서전을 정리하며 인생을 돌아보는 컨셉이다. 영화에서는 '조지 해이든'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찰리 채플린의 자서전 작업을 함께 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조지 해이든 역은 앤서니 홉킨스가 연기했다.
실존 인물을 배역으로 맡으면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감독은 이미 영화의 초목표(super-objective)와 영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미리 생각해두었을 것이다. 관객들은 실제 인물과 얼마나 비슷하게 연기할지 기대도 할 것이다. 결국 배우가 장면을 살아 움직이게 할 일만 남는다.
이런 부담 속에서도 로다주는 찰리 채플린 특유의 걸음걸이와 표정, 무성 영화 시절의 희극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게다가 영화 밖 찰리 채플린의 일상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쉴틈 없이 몰입하게 한다. 분명히 로다주가 연기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찰리 채플린이 본인을 연기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실제 찰리 채플린과 영화 <채플린>의 로다주 연기를 비교해 보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추천한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되면 배우의 상상만으로 인물을 창조하지 않는다. 이미 실제 인물의 사진이나 영상 등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다주는 찰리 채플린에 관한 영상을 보다가 그가 왼손으로 테니스 치는 장면을 발견한다. 영화 <채플린>에서도 테니스를 치는 장면이 있었고, 로다주는 그 장면을 위해 왼손으로 테니스를 연습했다.
이렇듯 배우들은 관객에게 영화 속 인물이 된 듯한 믿음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노력의 방법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때 노력의 '방법', 즉 '메소드(method)'로 훈련된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가 ‘메소드 연기(method acting)’다. 흔히 메소드 연기라고 하면 살을 찌우거나 빼는 등의 신체적인 변화를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메소드 연기는 신체적 변화를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작품 속 인물로 신뢰받기 위해서 하는 모든 노력의 방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영화 <채플린>의 로다주는 정말 채플린으로 보이기 위해 왼손으로 테니스를 치고, 찰리 채플린처럼 걷고, 찰리 채플린처럼 말한다. 모두 영화의 초목표를 염두에 두고, 역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method)을 실천한 결과다.
"무대 위에서 네가 맡은 사람으로 서 있어봐."
처음 연기를 배울 때 들은 말이다. 막막했다. 무대에서 내가 맡은 역할로 서있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했던 수많은 노력들이 바로 ‘메소드’였다. 그 인물이 되기 위한 노력의 ‘방법’들이었다. 정말 그 인물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면서도 가능하다. 이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배우의 매력이다.
일상에서도 메소드 연기는 존재한다. 삶에서 맡게 되는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하는 노력이 ‘메소드’다. 그 노력의 방법으로 맡은 역할답게 사는 것이 곧 ‘메소드 연기’다. 삶에서 맡게 되는 여러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으로 완성되는 연기가 ‘인생 메소드 연기’다.
- <인생 연출> 중에서 -
영화 속 주인공이 작품의 초목표와 자신이 맡은 역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메소드 연기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인생의 초목표를 실현하고 인생에서 맡은 역할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방법을 실천할 수 있다.
원하는 인생으로 연출하고 싶다면,
메소드로 연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