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 글쓰기 좋은 질문 152번

by 마하쌤

* "장례식에서 당신이 본 시체"




내가 장례식에서 시체를 직접 본 것은 지금까지 총 3번이다.

2007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2013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작년 2024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보통 입관을 하기 전 염을 할 때, 가족들이 참관을 하게 되는데,

그때가 육신으로서의 고인과 마지막 이별의 순간이 된다.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느라 상실의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정신 없이 보내다가,

입관 예배를 드리러 그 장소로 이동해, 가족의 시신과 마주하게 되면,

그때 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이 울컥 몰려든다.



한때는 내 다정한 할아버지요, 할머니요, 아버지였던 사람의 낯선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구멍마다 솜이 틀어막혀 있고, 차디 차게 냉동되어 있는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장례지도사들은 고인의 육신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니, 마지막으로 만져보라고 하는데,

나는 매번 고민을 하게 된다.

만져버리고 나면, 그 몸서리 처지게 차가운 느낌이 계속 마지막 기억으로 남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 한들 어찌 만지지 않을 수 있으랴.

나는 이번엔 아버지를 두 팔 벌려 한껏 껴안고, 아버지의 차가운 가슴에 얼굴을 부볐다.

그러면서 결국 알게 된다.

내가 알던 아버지는 이 차가운 육신, 거죽, 살 덩어리가 아니라,

온기와 생명이 있는 영혼이었다는 걸.

나와의 모든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그 다정한 영혼이라는 걸.

이 육신은 그냥 평생 동안 아버지의 영혼을 담아내주었던 몸일 뿐이었다는 걸.



특히 나의 아버지는 파킨슨병으로 오랫동안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고통을 당하셨다.

그런 아버지가 이제 이 움직여지지 않는 고단한 육신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는 사실만큼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기뻤다.

아버지가 더이상 여기, 이 몸 안에 계시지 않은 것이.

진심으로 좋았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때는 그분들을 더이상 끌어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슬펐는데,

아버지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앞으로도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차가운 몸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 자신이 그 자리에 누워있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을 상기한다면,

내 곁에 있는 이 모든 온기가 있는 따뜻한 영혼들을 지금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그 따뜻함을 더 많이 느끼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것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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