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째 날 : 글쓰기 좋은 질문 641번

by 마하쌤

* 당신의 결혼생활은 아주 행복하다. 하지만 어느 날 당신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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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나는 새로 사랑하게 된 그 사람에 대해 '소유욕'을 발동시키지 않고, 그에 대한 내 사랑을 '덕질' 수준에 머물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사랑의 가장 파괴적인 속성이 바로 '소유욕'이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과 계속 둘이서만 함께 있고 싶다, 저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 저 사람이 나만 사랑했으면 좋겠다, 저 사람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들 말이다. 물론 그런 마음들이 사랑하면 당연히 그렇게 되는, 자연스러운 속성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런 소유욕들은 결국엔 집착으로 변질되고, 갖지 못해서 불행해지고, 갖고 싶어서 미쳐버리게 되고, 급기야 저 사람이야 어찌 되든 말든, 어떻게든 내 곁에 붙잡아두겠다는 마음으로 왜곡되어 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그를 연예인 사랑하듯이 사랑하려고 애쓸 것이다.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그와 내가 한 하늘 밑에서 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고, 그가 오늘 더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내가 잘되는 것보다도 그가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하려고 애쓸 것이다. 즉,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내가 너를 이리 사랑했으니, 너도 나를 그만큼 사랑해주어야 하지 않겠니? 라고 재고 따지지 않는 마음. 그저 그의 존재 자체가 나의 삶에 생기를 더하고, 마음껏 사랑할 대상이 생겨서 너무 기쁜, 딱 그런 사랑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실 덕질도 소유욕이 발동하는 순간 여타의 집착적인 사랑과 똑같게 변질되고 만다. 내 우상이 나의 존재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내 선물을 다른 수많은 선물들보다 더 귀하게 여겨줬으면 하는 마음,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직접 만날 수 있기를, 손 한 번 잡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영원히 나를 그 어떤 이유로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극강의 판타지인, 나랑 결혼해줬으면 하는 마음들 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사랑이 큰 만큼 미움도 강해지는 법이다. 그러니 그저 멀리서, 너라는 존재를 사랑할 수 있게 되서 고마운 그 마음 하나만 붙들고, 그것 자체에 만족하면서, 내 결혼생활이 행복한 만큼, 그도 행복하길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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