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날 : 글쓰기 좋은 질문 352번

by 마하쌤

* 첫사랑과 결혼했다면 지금 나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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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 질문은 과거의 어떤 사람을 떠올린 다음, 그걸로 일어나지 않을 미래를 상상해보는 그런 작업일 테지만, '첫사랑'이 없는 나로서는 순수한 상상의 영역이 될 듯 하다. 짝사랑은 수도 없이 했었고, 그 중 몇몇과는 '아, 혹시 이것은 썸이 아닐까?'라는 행복한 상상도 해본 적이 있었지만, 한 번도 오피셜한 관계('사귀자!')의 영역엔 들어선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게 '첫사랑'은 아직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에게 저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첫사랑을 만나게 되어 결혼한다면, 어떨 것 같아?'로.



올해로 딱 50살이 된 싱글인 나로서는, 솔직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이야기다.

왜냐하면 내 나이대의 누군가에게 '첫' 사랑이 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고,

설령 그 어려운 만남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결혼까지 이어지는 일은 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50년 동안 자기만의 생활 방식을 갖게 된 남녀가 함께 사는 일은,

20, 30대에 결혼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만큼 서로 맞춰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긴데,

생각만 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이 모든 난제들을 뛰어넘으려면 그만큼 더 큰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그건 거의 판타지의 영역에 속하지 않나... 싶은 것이다.

한 마디로, 나에겐 그런 사랑과 그런 결혼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다.



주변에서 아름다운 가정도 많이 봤고, 불행한 가정도 많이 봤다.

그래서 결혼이란 것이 매우 좋을 수도 있고, 매우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나에겐 결혼이 삶의 우선 순위가 되지 못할 뿐이다.

교회에 가서 기도를 드릴 때도,

다른 시급한 기도 목록들을 나열하다 보면, 배우자 기도는 언제나 까먹고 나오기 일쑤인 것이다.



결론을 내리겠다.

나에게 첫사랑과 결혼하는 일은, 벼락을 맞는 일과 같을 것이다.

뭐, 맞게 되려면 맞으려니와,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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