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 날 : 글쓰기 좋은 질문 39번

by 마하쌤

* 다음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써라.

"조Joe가 그 일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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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 그 일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조는 강박적인 수집가였다. 그는 한 번 모으기로 결심한 것이 생기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구색을 갖춰서 다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곤 했다. 한 번은 그가 뮤지컬 역사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는 뮤지컬 역사책에 언급된 모든 작품들의 관련 자료들(CD, DVD, 팜플렛 포함)을 다 소유하고 싶어했다. 당연히 아마존을 뒤져서 살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사들이기 시작했고, CD를 살 돈이 모자라면 다른 물건들을 팔아서라도 돈을 마련했고, 그래도 돈이 모자라면 식비를 아껴서 샀고, 심지어 피를 파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살 수 없는 품절된 물건들은 전세계 중고 시장을 이잡듯이 뒤져서 웃돈을 주고서라도 끝내 손에 넣고야 말았다. 한 번은 그가 이베이에서 유럽에 사는 누군가가 소장하고 있던 1920년대 공연 팜플렛을 구한 것을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진짜 바스라지기 일보 직전인 빛바랜 누런 종이 몇 장을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샀었다. 그렇게 그의 집은 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물건들로 가득가득 채워졌고, 그 오래된 자료들을 보관하기 위해 현재의 그의 삶은 그저 최소한의 수준으로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랬던 그가 그 모든 것을 버린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 버린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는 예술자료관에 기증하고, 또 어느 정도는 그 자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고, 되팔 수 있는 것은 중고 시장에 팔았다고 들었다. 그의 집을 방문해보니 정말로 박스 40개 분량의 자료들이 차곡차곡 어디론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조의 표정이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는 것이다.



"어떻게... 아니, 왜 이런 결정을 한 거야? 다 네가 목숨보다 아끼는 것들이었잖아?"



조가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러게. 내 목숨보다 소중한 것들이었지. 근데 말야, 내가 그 소중한 것들을 누리지를 못하더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내가 사모은 CD들을 들어보지도 못했어. 너무 많아서 포장지조차 뜯지 못한 것들이 대다수였지. 또 내가 사모은 DVD들을 다 보지도 못했어. 이미 내가 평생이 걸려도 다 볼 수 없을 만큼 너무 많았거든. 마찬가지로 애써서 얻은 자료들을 제대로 살펴볼 시간도 없었어. 난 늘 그 다음 것을 사들이느라 바빴으니까."



"그래도... 아깝지 않아? 언젠간 다 볼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니. 나는 그것들을 다 가지기만 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구. 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순간의 쾌감에만 집중했을 뿐이야. 그래서 오히려 그때가 그리워."



"그때?"



"처음으로 뮤지컬 CD 한 장을 내 돈 주고 사서, 집에서 밤새도록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던 그때 말야. 그때가 진짜 행복했었거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그때처럼 하나를 제대로 누리고 싶어졌어. 천천히. 반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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