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 냄새, 그리고 그 냄새가 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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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다.
집에 들어오면서 "미역국 했어?" 라던가, "수육 했어?" 라던가, "무채나물 했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때마다 엄마는 늘 "개코네!"하고 답을 하곤 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그런 예민함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냄새에 민감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집에서 코로 기미 상궁 역할을 맡고 있다.
음식이 상했는지 여부는 내 코가 제일 먼저 확인한다.
엄마가 프라이팬에 불을 켜놓고 깜빡 했을 때도 탄내를 제일 먼저 감지하는 건 나다.
그런 나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냄새가 있다면,
바로 사람들이 쓰는 강한 향수 냄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향수는 향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악취와는 전혀 다르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코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향수도 악취와 다를 바 없이,
너무 지독해서 견디기 힘든 냄새일 뿐이다.
그런 독한 향을 맡게 되면 순간적으로 머리가 멍해지면서,
정말로 어질어질하고, 울렁울렁한다.
그런 향수를 뿌린 사람이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게 되거나, 내 앞에 서게 되면,
나는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장 난처할 때가 향수를 선물 받거나,
향이 강한 바디 로션, 화장품, 디퓨저 등을 받았을 때이다.
다들 연한 걸 샀다고 하지만,
내 코엔 여전히 고자극이기 때문이다.
또 남들이 오해하기 쉬운 것 중에 하나는,
내가 누군가를 슬금슬금 피하는 것은,
꼭 그 사람이 싫어서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내가 감당하기 힘든 너무 강한 향을 풍길 땐,
그 사람의 호불호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거리를 좀 두어야 내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백화점에서 시향하라고 샘플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특히 그럴 것이다.
나는 그들을 기를 쓰고 피해다니니까. ㅋㅋㅋ
내가 후각에 예민하듯이,
시각에 예민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촉각에 예민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청각이나 미각에 예민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육감이 발달한 사람들도 있겠지.
혹은 말투에 예민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자세에 예민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도 다 각자 나름대로의 일일이 설명 못할 고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래서 사람은 겉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