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 글쓰기 좋은 질문 287번

by 마하쌤

* 사람들이 북적이는 토요일 밤, 로맨틱한 레스토랑에서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상황을 스포츠 캐스터처럼 라이브로 중계해보라 .

















------------------------------------------------------------------------------------------------------------------

캐스터 : 안녕하십니까, 전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저는 지금 로맨틱한 장소로 유명한 OO 레스토랑에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해설자 조민영 선생님께서 나와계십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해설자 : 네, 반갑습니다.

캐스터 : 아, 지금 저희가 인사를 나누는 동안, 57번 테이블에서 한 남자가 갑자기 일어섰는데요?

해설자 : 네, 한창 식사 중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명백한 싸인이죠. 이제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겁니다.

캐스터 : 아! 예상하신 것처럼 남자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여러분, 프러포즈 상황입니다!

해설자 : 아... 지금 저 남성분이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여성분의 반응을 더 눈여겨 보셔야 합니다.

캐스터 : 저희 자리에서는 현재 여성분이 양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 것만 보이는데요. 일단 매우 놀랐다는 것쯤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해설자 : 그렇지 않습니다. 여성분의 눈을 주목해서 보십시오. 눈빛에 어린 표정이 감동이 아니라, 경악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지금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지 않습니까? 보통은 남자가 무릎을 꿇으면 여자도 놀라서 따라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그림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계속 앉아있다는 것은 남자의 행동에 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봐야 합니다. 제 귀에는 "제발 이러지 마, 그만 해! 제발 일어나!"라고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캐스터 : 아, 그렇군요. 하지만 남자는 정말 즐거워보이는데요? 여성이 Yes해 줄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설자 : 네, 그게 바로 많은 남성들이 오해하고, 착각하는 부분입니다. 여성들도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이런 종류의 이벤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극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둘 만의 내밀하고 소중한 일을 떠들썩한 사건으로 크게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캐스터 : 그럼, 저 여성분은 명백히 후자라는 말씀이시군요?

해설자 : 네, 그렇습니다.

캐스터 : 네, 말씀드리는 순간,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십니까?

해설자 : 네, 제 해설 인생을 걸고 감히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저 여자분은 바로 나가버릴 겁니다.

캐스터 : 아!!!!!!!!!!!!!!!!! 여러분, 여성분이 핸드백을 들고 퇴장하였습니다! 남성분은 따라갈 생각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네요. 아, 너무 가슴 아픈 현장입니다. 현장 이곳저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해설자 : 여성이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라고 봅니다. 많은 남성들이 '서프라이즈' 자체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먼저 물어보질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하지만 프러포즈는 둘 만의 중요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서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조율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평소에 여자 친구의 성향이나 취향 정도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캐스터 : 아무리 그래도 남들 눈이 있는데, 남자를 저렇게 비참한 상태로 두고 혼자 가버리는 건 조금 너무 한 거 아닌가요?

해설자 : 여성분은 바로 그 부분을 싫어하는 겁니다. 프러포즈를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은 상대방 여성의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속박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남들 눈이 이렇게 많은데, 설마 거절하기야 하겠어? 라는 심리가 깔려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캐스터 : 에이, 그런 의도 없이 그냥 좋아서, 그저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걸 수도 있지 않나요?

해설자 : 만약 캐스터님이 심장이 매우 약하고, 소리에도 민감해서 누군가가 불쑥 튀어나오거나,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는 사람인데, 여자 친구는 반대로 장난 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퇴근 길에 엘리베이터에 숨어 있다가 캐스터님이 들어올 때, 왁! 하고 깜짝 놀래킨다면, 과연 캐스터님이 좋아할까요?

캐스터 : 아... 그런 것이군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니 금방 이해가 됩니다.

해설자 : 나의 마음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가 좋으니, 너도 당연히 좋아하겠지, 이런 생각이 관계에선 가장 위험한 부분입니다. 또 내 의도대로 상대방이 움직여주지 않아 화가 난다면, 그건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상대방이 잘 되길,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거든요.

캐스터 : 네, 저도 오늘부터 명심해야 할 것 같네요. 오늘 해설 감사드립니다. 이상 중계를 마치겠습니다.

keyword
이전 05화12 : 글쓰기 좋은 질문 25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