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 글쓰기 좋은 질문 370번

by 마하쌤

* <타임>지가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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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가 '평범한 사람들' 특집을 일부러 기획하지 않는 한,

나 같은 사람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할 일은 없지 않을까?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어 <타임>지 표지에 사진이 실리거나, <타임>지에 인터뷰 기사가 실린다는 것은,

뭔가 남다른, 특별한, 위대한 일을 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지금의 나는 스스로를 그다지 남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위대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히려 내가 여기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알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느끼는 것 같다.


실은, 나도 한때는 위대한 인물이 되기를 꿈꿨던 적이 있다.

언젠가는 압도적인 위대함을 가져서, 엄청 유명해지고, 모두가 나를 알게 되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이 50에 이르고 보니,

솔직히 그래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더 많이 드는 요즘이다.

'유명세'라는 말도 있듯이, 유명해지고, 모두가 알게 되면 반드시 치뤄야 할 댓가들이 있기에,

그럴 바엔 차라리 무명세를 치르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아무도 몰라도 좋으니, 그저 내 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알짜배기, 실속있는 상태가 더 좋아보인다.



하지만 이 글감을 준 목적이 어떻게든 나의 위대함을 찾아보라는 뜻 같아서,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방식으로 생각을 해보자면,

현재 나의 위대함은 '꾸준함'이다.


매일 아침 영어 학습 앱 '리얼클래스'에서 공부를 한지 오늘로서 431일째이고,

지금 이 '글쓰기 좋은 질문' 책으로 매일 글을 쓴지도 오늘이 88일째이다.

목표를 세우면 꾸준히 할 수 있는 나의 힘을 매일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무슨 일을 하건 간에,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면 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요즘은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마감까지의 날짜를 계산해서, 잘게 잘게 나누어서 매일 해야 할 분량을 만든다.

실제로 지금 내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박사 논문 준비인데,

논문 관련 책들은 다 두껍고 어려워서, 도무지 읽기가 싫은 거다.

그래서 하루에 짧으면 한 챕터, 길면 반 챕터씩 나눠서 읽기 시작했더니, 드디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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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다 써서 올리고 나면, 저 사진 속 오늘 분량을 또 읽고, 형광펜으로 지우겠지. ㅎㅎ



내가 꾸준할 수 있는 비결은,

다 하고 나서 형광펜을 칠하든, X자로 지우든, 대각선으로 지우든 간에,

하고 나서 지우는 그 순간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일 거다.



오죽하면 내가 제일 많이 사는 문구류가 to do list 메모지일까. ㅋㅋㅋ

To do list를 적고, 실제로 하고, 한 것을 지우는 그 3단계가 너~~~~~~~~~~~~무 즐겁다!

한 마디로 지우기 위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해서 없애는 것, 해치우는 것,

나는 이걸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

(집에 있는 음식도 다 먹어치워서 빈 그릇 만들어서 그릇 씻는 순간을 제일 좋아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에 더 큰 기쁨을 느껴서,

공부하는 도중, 읽는 도중, 쓰는 도중에 느끼는 기쁨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기도 하다.

이걸 쓰다 보니, 과정을 조금 더 즐기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



하지만 이것 자체만으로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이 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꾸준함의 기술'을 쓴 이노우에 신파치 같은 작가가 이 분야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경력은 매일 조깅 25년, 일기 쓰기 22년, 복근 운동 15년... 이런 식이니,

어디 감히 나 따위가...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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