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밝혀지면 여러 사람이 다치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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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를 보자마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불륜'이었다.
양쪽 가정과 지인들까지 한꺼번에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비밀이 아닐까 싶어서다.
혹은 요즘 이수혁이 나오는 드라마 'S라인'이라는 게 있던데,
사람들의 은밀한 비밀인 섹스 라인이 어떤 특수 안경을 통해 노출되는 거라고 한다.
이 또한 굉장히 여러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런 은밀한 관계들만큼이나 은밀한 것이 바로 우리 '마음'인 것 같다.
그 누구에게도 우리 마음의 100%를 온전히 다 보이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마음이 모두에게 live로 중계되는 상황이 가장 끔찍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런 걸 소재로 한 만화나 영화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속으로만 삼키고 내색하지 않았던 수많은 진짜 마음들,
폭발할 것 같아서 간신히 억눌렀던 마음의 소리들,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사실은 정반대였던 마음의 방향들,
이런 것들이 모두 밝혀지면, 정말 충격받고 쓰러질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서로에 대한 마음의 크기가 다른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 제일 힘들지 않을까?
내 마음이 그 사람의 마음과 전혀 같지 않았다는 것.
우리가 한마음이었다고 느꼈던 것이, 그저 동상이몽에 불과했다는 걸 알게 되면 얼마나 낙심이 클까.
거기다 서로의 마음의 우선순위 같은 것도 다 보이게 된다면,
자기가 해당하는 등수를 살펴보고, 참담한 심정이 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흠...
여기까지 쓰다 보니,
이게 바로 내 두려움이구나 싶다.
누군가가 내 마음의 우선순위를 알게 될까봐, 그리고 실망하게 될까봐,
그걸 염려하는 마음이 제일 큰 것 같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그 마음과 동일한 마음을 줄 수 없는 것,
혹은 그 마음과 엇비슷한 정도의 마음 크기를 내주지 못하는 것.
그것이 내가 숨기고 있는 가장 큰 죄책감인 듯 하다.
그리고 이런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누군가의 마음을 받으면, 공평하게, 그와 동일한 마음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사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건데도 말이다.
수업 시간에 그림책 '핑!'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핑' 밖에 없다고, '퐁'은 상대방의 몫이라고,
그렇게 많이 가르쳐왔으면서도,
정작 나는 상대방이 던진 '핑'에 꼭 맞는 '퐁'을 줄 수 없을 때마다 괴로워하고 있었다니!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이제 나도 이런 불필요한 죄책감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겠다.
상대방도 자신이 원하는 '핑'을 할 뿐이고,
나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핑'을 할 뿐인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