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
---------------------------------------------------------------------------------------------------------------------------
세상에 좋은 영화들은 정말 한도 끝도 없이 많고,
지금까지 나온 것들 중에서도 많지만, 앞으로 나올 영화들 중에서도 엄청 많을 것이어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을 고르는 것이 결코 쉽진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걸 고르겠다.
바로 "어벤져스 : 엔드게임(Avengers: Endgame, 2019)"에 나왔던,
"Avengers, assemble!" 이 장면!
타노스의 압도적인 공세 속에 패색이 짙어진 상황,
늘 그렇듯이 포기할 줄 모르는 우리의 캡틴만이 만신창이 상태로,
거대한 적들 앞에 외로이, 홀로 서 있는 장면은 정말이지... 그 자체로 전율이다.
그때 어디선가 왼쪽을 보라는 오랜 친구 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환한 빛 속에서 그가 잃었던 모든 친구들이 하나 둘씩 살아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았을 때,
캡틴이 느꼈을 그 안도감과 감동과 벅참이 진짜 진부한 표현이지만, 쓰나미처럼 밀려오는데!!!!!!!
"개.오.열."이라는 표현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을 모르겠다.
극장에서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심하게 오열 중이어서, 거의 제대로 보질 못했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극장에 가서 다시 봤었으나, 번번히 눈물 없인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아예 이 장면이 나오기 전부터 울고 있음!)
나는 이 장면이 왜 이렇게 좋을까?
아마도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돕기 위해 한 마음으로 달려와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감동 포인트일 거고, 내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너무 기쁠 것이고,
지난 세월 지나치게 고지식하다고 욕 먹고, 놀림 당하면서도, 끝끝내 내가 믿는 것을 향해 나아왔던 나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을 것 같다.
특히 이번에 이 글을 쓰기 위해 이 장면을 다시 보면서 새롭게 캐치한 것이 있는데,
똑같은 광경을 보면서도 타노스는 이 모든 것을 매우 시큰둥하게 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캡틴에게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숨이 멎을 것처럼 아름다운 이 광경이,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무심하기 이를 데 없이 볼 수 있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결국 서로의 서사를 아는, 오직 지금까지 함께 해온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는 거지!
그것은 어벤져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온 나 같은 마블 매니아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기도 하고!
나도 내 삶 속에서의 '어셈블'을 꿈꾼다.
언젠가, 어떤 순간에, 내가 함께 해 온 모든 사람들과 모이는 장면을.
물론 내가 원하는 어셈블은 저렇게 적과 싸우는 장면은 아니고,
그냥 다같이 모여서 기쁨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